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자금경색현상이 심화되면서 남대문 동대문 광장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은 가을 신상품 출하기와 추석대목을 눈앞에 두고도 상
품을 내어놓지 못하는등 영업에 차질을 빚고있다.

더욱이 대부분이 중소제조업자인 이들 도매상은 중소업체에 대한 은행의
대출은 생각조차 할수없는데다 실명제이후 사채시장의 전주들이 자취를 감
추는 바람에 어음할인조차 받을길 없어 연쇄도산사태가 우려되고있다.

서울 광장시장에서 원단도매를 하고있는 마모씨는 "이달들어 광장시장에서
원단제조업체측으로 부터 상품을 주문판매하는 대형 원단총판상이 어음결제
를 막지못해 수십억원대의 부도를 내는등 현재 광장시장에는 셔터를 내린
상점이 20여개에 이르고있다"고 밝혔다.

또 그나마 문을 연 상점의 상인들도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의 거래 소매상들
이 외상대금을 값지않아 이번주들어서는 매일 소매상들을 찾아다니며 외상
값 독촉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대한 정부의 자금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도매상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대문시장에서 침구류와 홈패션 생산도매를 하고있는 김성래씨(38)는 "보
름동안 여기저기 뛰어다닌 끝에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중소기업은행
에서 희망봉적립적금을 가입하는 조건으로 1천만원을 대출받았다"며 그나마
재수가 좋은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변시장상인들도 대출을 받기위해 줄을 서고있지만 은행 문턱은
여전히 높아 정부의 발표만큼 중소업자들에대한 자금대출이 확대됐다고 느
낄수 없다고 털어놨다.

중소의류상들의 자금압박은 더욱 심하다.

남대문시장의 숙녀복도소매상 이대신씨는 실명제이후 광장시장의 원단상들
이 현금이 아니면 물건을 팔지않는데다가 사채로 급전을 융통할수도 없게돼
가을 옷을 지금까지 출하하지못하고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예전에는 급할때 2천만~3천만원정도는 남대문시장안에서 사채를 끌어쓸수
있었으나 이제는 이런 자금유통이 어려워 정상적인 상거래를 할수없을 정도
라며 재래시장의 이같은 자금경색을 풀어줄수있는 정부의 대책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