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호유작전이 1-11일 서울서초구서초동 예술의전당미술관(580-1615)
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 태생으로 일본 동경미술학교에서 수학한 서양화 1세대작가 백태호
씨(1923~1988)의 유작 "날아오르는 명태"시리즈 중심으로 꾸며진
회고전.

전시작은 "소리치는 명태" "절규하는 명태"등 "명태"연작과 "토우"
"토기와 석류"등 40여점. 캔버스에 오일물감만을 사용, 색감의 깊이와
독특한 마티엘이 느껴지는 유화들이다.

"명태"연작은 고인이 78년 고혈압으로 쓰러져 전신마비상태가 됐다가
다시 일어나 80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것들. 주로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형상의 마른명태를 담고 있는 작품들은 금방이라도 살아있는
명태가 화면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검정색이 섞인 붉거나 누른 빛의 바탕위에 담긴 갖가지 형태의 마른
명태들은 일순 외형이 바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똑바로 혹은 뒤틀린채 입을 벌리고 날아오르려 애쓰는 마른명태들의
형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망적인 상황 아래서 현실을 이겨내고
싶은 욕망과 출구없는 삶을 던져버리고 싶은 심정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인간의 모습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임영방씨는 "그의 명태는 생동적이고 극적이며 투쟁적인 성격을 나타내
보인다.
비극적인 분위기는 고통스러웠던 작가의 상황을 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