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행정부는 1일 연례중간예산보고서를 통해 미GDP (국내총생산)가
올해 2%(인플레조정치)의 성장률을 보인뒤 94년에는 저금리및 저인플레에
힘입어 이보다 높은 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클린턴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정책및 재정적자감축초안에서
제시한 3.1%(올전망치)와 3.3%(94년전망치)에 비해서는 다소 축소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미경제가 다소 느리긴 하지만 저인플레를 바탕
으로 꾸준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연말
이후 발표돼왔던 미행정부및 각종 민간경제연구기관의 전망과 크게 다를바
없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2.9%를 기록했던 인플레율이 올해와 내년에 3.3%로
다소 악화되겠지만 95년 이후 98년까지 3.5%의 안정적 수준을견지,
미경제회복에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단기금리는 향후 5년간
1.5% 포인트 가까이 올라가겠지만 장기금리는98년까지 지속적인 하향안정세
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평균 6.9%를 유지한뒤 서서히 회복세
를 보여 94년에는 6.5%로 떨어지고 이후 98년까지 5.5%의 완만한 하향곡선
을 그릴것으로 점쳤다.

미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제전망에 대해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의 보고서와 비교해 볼때 대체적으로 매우 현실적이고 정확한
분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장미빛 시나리오로 치부되곤했던 레이건
행정부당시의 보고서에 비해서는 가장 납득할 만한 설득력을 갖고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이라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입법화된 재정적자감축안(향후 5년간
5천억달러삭감)이 미치게될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현재
추진중인 의료개혁안이 초래할 부정적 영향은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또다른 변수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예산보고서는 미연방재정적자 규모가 오는 9월30일로 끝나는
93회계년도중 2천8백53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낙관하고있다.
클리턴행정부는 당초 지난 4월 전망치에서 93회계년도중 재정적자가
사상최고치를 보였던 지난 92회계년도의 2천9백2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3천97억달러선까지 팽창될 것으로 예측했었다. 재정적자에 관한 이번 수정
전망치를 회계년도별로 보면 94년 2천5백94억달러,95년 2천4억달러, 96년
1천7백90억달러등 96회계년도까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뒤 97년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97년과 98년에 각각 1천8백43억달러
와 1천8백10억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치는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재정적자 규모가 93년의 4.6%에서
오는 98년께면 2.2%로 대폭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미행정부가 앞으로의
재정적자 전망치를 이처럼 줄여잡고 있는 것은 클린턴대통령이 제시한
재정적자감축안이 지난달 의회에서 통과 된데다 향후 금리수준도 지속적인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눈여겨볼 대목은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전망 보고서가
거의대부분 민간경제학자들의 분석과 일치하고 있지만 장기금리수준에
관한한 클린턴행정부가 제시한 숫자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구석이 많다는
점이다. 클린턴행정부는 현재 20년만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장기금리
가 오는 98년까지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현재의 하향안정 추세를 견지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가령 10년만기 재무증권 수익률은 올해의 경우
평균 6%선을 유지한뒤 94년부터 98년까지 향후 5년간 5.9%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가 민간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기금리전망 분석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불루칩 전망치는 10년만기 재무증권 수익률의 경우 오는 98년까지 7.3%선
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대해 클린턴행정부는 인플레가 현재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재정적자감축 정책 추진과 함께 연방 재정적자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간 경제학자들은 그러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볼때 지난 60년대 이후
그토록 오랜 기간동안 장기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유지한 적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클린턴행정부의 공언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장기금리 전망을 근거로한 클린턴행정부의 경제 청사진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클린턴행정부가 예산 보고서를 제시한 직후 발표된 각종 통계치는
미경제가 여전히 뒤뚱거리는 비틀걸음으로 악전고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상무부는 이날 7월중 미개인소득이 6월(0.1%감소)에 이어 또다시 0.2%
줄어듦으로써 39년만에 처음으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건설경기도 주택및 공공부문 호조에도 불구하고 상업및 산업용빌딩 건설
부진으로 전체적인 건설비 지출이 0.5% 감소해 여전히 냉각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구매관리협회(NAPM)가 발표한 8월중 제조업경기지수도
7월에 이어또다시 하락,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클린턴행정부가 올해의 GDP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2%는 올하반기중
미경제가 3% 정도의 고무적인 성장률을 보여줘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GDP는 올상반기중 평균 1.3%의 미약한 성장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장기금리전망과 계속 쏟아져 나오는 이같은
부정적통계치에도 불구하고 클린턴행정부가 과연 올하반기중 3%의 약속을
지킬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