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초로 예정된 고속철도계약협상을 앞두고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이
협상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철도차량제작3사는 컨소시엄방식으로 알스톰사와의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협상창구단일화를 위한 간사회사자리를 놓고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이 경쟁하고 있다.

대우중공업은 내달초 있을 계약협상에서 GEC알스톰사와 공동 보조를 맞춰
국내생산품목 가격등의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 간사회사역할을 맡을
것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회사는 지난해 10월이후부터 GEC알스톰사와 기술이전등의 협의를 꾸준히
벌여왔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을 원만하게 진행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EC알스톰사와 협상을 끝낸후 앞으로 발족될 고속철도협회를 통해 이미
3사가 합의한 4대4대2 (금액기준 대우 현대 한진)의 비율로 물량을 배분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정공은 차종선정이 전차종공급외국회사들과의 협의과정에서
GEC알스톰사의 협의창구(project manager 대우는 독일 지멘스,한진은 일본
삼릉중공업과의 협상총괄회사였음)였던점을 내세워 간사회사가 돼야한다는
주장이다.

두회사가 간사회사를 서로 맡고 싶어하는 것은 협상과정에서 플러스알파를
얻을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12월 3사와 GEC알스톰사와의
공동입찰합의때 간사회사가 기술이전 품목선정등을 책임지기로 했다.
기술이전품목 선정에 있어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시킬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로 국내 철도차량3사가 고속철도차량입찰에 참가한 불.독.일사의
협의창구를 나누어 맡았을 때는 "협의창구사=차종선정후 간사회사"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현대정공이 GEC알스톰사와의 협이창구였으므로
그동안 "문제"가 없었다면 간사회사가 됐을 것이란 얘기다.

문제는 차종선정을 위한 협상시기였던 지난해말 현대정공이 대통령선거등
에 휘말려 GEC알스톰사가 대우중공업과 협력관계를 유지,실질적인 협의창구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에 빚어졌다.

이때문에 대우중공업은 GEC알스톰사와의 기존 협력관계를 토대로 자기들이
기술이전및 가격협상을 해나가는게 순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앞으로 계약협정에서 3사의 공동의견이 제대로 반영
돼야한다고 주장, 간사회사뿐 아니라 다른 2개사도 협상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간사회사만이 협상에 참가하면 3사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또
나머지 2사가 협상내용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다는 것.

업계는 국책사업인 고속철도사업을 철도차량제작3사중 어느 한회사가
맡아서 수행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데는 의견일치다. 간사회사를
맡더라도 독주하기는 힘들것이라는 얘기다.

국내3사중 어떤 회사를 협상창구로 삼을지 칼자루는 GEC알스톰사가 쥐고
있다. 철도차량제작3사는 사실상 GEC알스톰사의 하청회사가 되는것이기
때문에 GEC알스톰측으로서는 기술이전내용을 건네주기에 편리한 국내회사를
협상창구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고속철도건설공단은 시스템엔지니어링분야기술은 GEC알스톰사로부터 자체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추진제어기술 차량기밀기술 고속대차기술
자기진단장치기술등은 각업체들이 GEC알스톰사와 기술이전품목및 가격등에
대해 알아서 협상하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GEC알스톰측이 어느정도 수준의 기술을 이전할지 정확히 예측못하고
있다. GEC알스톰측이 우리업체의 생산기술수준을 판단, 해외조달분을
늘리겠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때문에 업계일각에서는 간사회사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보다는
좋은 가격에 첨단기술을 이전받을수 있도록 3사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철도차량3사는 곧 고속철도실무자회의를 열어 각사의 역할분담내용과
공동협상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