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자


얼마전 뉴욕에서 일어난 월드 트레이드 센터 폭파 사건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대수롭잖게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우연이지만 폭파건물안의 호텔에서 범인들의 동정을 유일하게 촬영한
사람이 한국인이었고 20개 가까운 한국금융기관및 통관회사사무실이 또
거기에 있었다. 없어진 미세관 사무실을 허둥지둥 찾아다니는 사이 몇백
몇천만달러어치의 수출입화물은 낮잠을 잘수밖에 없었고 그로인한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음은 물어보나 마나다.

지구상의 어느 구석에서 일어난 조그만일도 따지고보면 우리와
상관없는일이 없다. 얽히고 설켜서 내 일 아닌게 극히 드문 것이 요즘
세상이라 느껴진다.

얼마전 밍크코트로 꽤나 재미를 보던 진도모피의 뉴욕 호화상점개점직후
도둑이 들었다.
그야말로 날강도 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빈트럭으로 야밤에
진열대창문을 들이받고 들어가 순식간에 집히는대로 털어가 버렸다.

기업경영환경이 날로 험해지고 있다는 증좌중의 하나다. 때문에 요즘
미국회사들은 안전문제에 몹시 신경을 쓰고 있다.

엑슨석유그룹의 사장 한사람이 피납돼 무참히 살해된 기억이 생생한 참에
지난주 야회복 제조회사 사장이 또 자기 종업원에게 피납,2주 가까이
땅속에 묻혀있다 극적으로 구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그 회사는 간부들의
안전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뜨거운것이 되어버렸다.

최고 경영자의 유고는 개인신상의 불행뿐 아니라 기업 전체에 심대한
위해를 끼치는 중대한 문제가 된다.

변호사출신으로 뉴욕 경찰총수를 지내고 지금은 보안및 안전회사인 "놀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사장으로 활약하고있는 로버트 맥과이어씨는
유비무환을 몹시 강조한다.

뉴욕에는 경호회사를 비롯 안전전문회사들이 수두룩하다.

출장중 또는 주요 고객을 위한 방탄차를 대절할수도 있고 경호원을
고용할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당 20만달러를 홋가하는 방탄차나
하루 1천달러를 줘야하는 경호원보다는 가급적 개인행동을 삼갈것을
권한다.

설령 개인행동이 불가피하다면 행선지나 일정을 친지 또는 관계자들에게
알려 만일에 대처하는것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직원이나
동료들과의 단체행동을 할수있는 연락망 구축도 상당한 도움이 될수 있다.

맥과이어사장은 그래서 상식과 사려깊은 행동을 강조한다.

출퇴근길과 시간에 변화를 주어 남에게 기회를 주지않는다거나 길을
나서기전 상대방에 미리 연락한다든지하면 만일의 사태에 쉽사리 대처할수
있다는 것이다.

특수차량까지는 아니더라도 차량문의 잠금장치와 무선전화 설치활용등은
비교적 손쉬운 안전장치가 된다.

여행자 또는 외국인은 항상 범죄자들의 좋은 타깃이 된다. 동양인이
서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하다. 얕잡아 보는 심리가 범죄심리를
부추기기도 한다. 해외근무 개인은 물론이고 해외지사를 갖고 있는 모든
기업들은 그래서 더욱 안전문제에 신경을 써야하게끔 된 셈이다.

뉴욕의 경우 전문 안전경비회사를 고용,활용하거나 안전진단을 받을수
있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인근 경찰서를 찾아 상담하면 날짜를 잡아
안전점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무료이고 외국인 차별이 있을수 없다.

해외지사 현지고용원의 신원확인과 마약및 알콜중독 여부확인도 중요한
기본사항의 하나. 내부자 소행범죄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대당 3만달러를 호가하는 X선이 투시기는 쓰지 못하더라도 조심스런
우편물 취급과 2백달러 안팎의 TV카메라 설치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해외지사의 직원 신분상 안전도모와 함께 또하나의 중대사는 지사기능상의
안전대책 수립과 집행문제가 된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사고에서 보듯
지점 지사의 비상계획은 필수적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천재지변 대형사고 노조분쟁등 사회및 정치상황 변화에 따른 본사와의
연락체계 권한위임 재정및 업무계획등에 대한 비상대책은 만일의 사태때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특히 수출입 화물 취급이 많은 한국의
회사들은 수송수단의 변경이나 확보계획이 포함된 비상수송대책도
준비해야할 것이다.

너무 고리타분한 얘기이지만 기업에 유비무환은 영원한 효험을 갖는 말로
되새겨져야 한다. 특히 뉴욕에서 기업활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안전문제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