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탄신 1백14주년인 21일을 맞아 가톨릭 교단으로부터 평
신도 자격을 복권받았다.

가톨릭 서울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은 안 의사 탄신일인 2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교리신학대학원에서 `안중근 의사 추모미사''를 집전
해 "안 의사의 행동은 조국과 민족의 방어를 위한 의거로서 단죄의 대상
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안 의사에게 성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되
돌려준다고 선언했다.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안 의사는 19살 때 고향에서 영세를 받
은 뒤 1909년 10월26일 만주 하얼빈역에서 일제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
를 권총으로 사살했다. 이 의거 뒤 안 의사는 일제 재판정에서도 자신의
행위가 신앙인의 양심과 배치되지 않고 군인 신분이므로 정당방위였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당시 가톨릭 조선교구를 이끌었던 프랑스인 교구장 뮈
텔 주교는 `살인''으로 단정해 고해성사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고 7성사의
혜택을 거부해 평신도 자격을 완전 박탈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강론을 통해 "안 의사는 가톨릭신자로서 민족운
동의 선봉에서 고귀한 생명까지 나라를 위해 바친 애국계몽운동의 선구자
"라고 강조하고 "문민정부에서 사회 각계각층의 사정활동을 순조롭게
하는 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기회이니만큼 우리 모두 각자 위치에서 자
기 일에 충실하는 것이 문민정부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사의 가톨릭신자 자격복권은 83년 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