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있는 극단 서울무대의 연출가 송선호씨 집의 20평
남짓한 지하실은 요즈음 연극공연 연습열기로 가득차 있다.

실내에는 비극적 톤의 배경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독특한 망사옷을
입은 9명의 남녀배우들이 쏟아내는 언어와 몸짓이 부딪친다.

지난4월 하순부터 꾸준히 연습해온 이들이 무대에 올릴 작품은 소포클레스
의 희랍비극 "엘렉트라"를 새롭게 재구성한 "전사의 자식들"(19일~9월22일,
바탕골 소극장).

친족간의 복수로 얼룩진 아트레우스가의 마지막 자식들이 겪게되는 비극적
삶에 초점을 맞추고있는 이번작품의 주제는 "인간의 나약한 이중성".폭력과
살인을 서슴지않는 잔인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나약한 면에 집착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있다.

이번공연에서는 극중 인물의 이름과 지명을 빼고 특정한 시간이나 공간에
한정됨이 없이 극적상황이 전개되는 한편 코러스와 맡은 배역사이를
넘나드는 열려진 형식을 취한다.

희랍시대의 상황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있는 일처럼 꾸몄다.

또한 자칫 지루해질수도있는 극의 흐름을 간결한 대사와 인물등 퇴장시의
템포빠른 음악사용등으로 커버했다. 정적으로 흐르기쉬운 무대를 동적으로
만들어 활력을 불어넣은것.

아가멤논은 폭풍을 잠재우기위해 자기딸 이피게니아를 신에게 제물을
바친다. 이에 원한을 품은 아내 클리템네스트라는 정부인 아이기스토스와
음모를 꾸며 아가멤논을 살해하고 새로 왕위에 오른 아이기스토스를 뒤에서
조종한다.

아이기스토스는 언젠가는 자기가 복수당하리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뒤
어린나이에 도망갔던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는 어른이 되어 이방인
으로 가장,아버지의 땅으로 돌아와 누이 엘렉트라를 만난다.

오레스테스는 누이가 노예처럼 비참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분노,
아버지의 자리를 빼앗은 자와 살며 권력을 휘두르는 부정한 어머니를
죽인다.

엘렉트라역에는 이성임,오레스테스는 강성수,크리소테미스는 원정진,해설
은 서영화가 맡는 등 신진급 배우 9명이 출연,신선한 무대를 보여주게
된다.

<신재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