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과연 회복되고 있는가. 최근 국내경기의 본격적인 회복국면진입을
예고하는 각종 통계자료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결과"도 그같은 분석자료중의
하나다. 이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체감경기수준을 나타내는
업황BSI(기업실사지수)는 제조업이 올2.4분기중 90을 기록,전분기보다
18포인트나 상승한데 이어 올3.4분기 BSI는 109로 지난91년
2.4분기(103)이후 처음 100을 넘어선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대한상의가 지난24일 내놓은 3.4분기중광공업BSI도118이라는 높은 지수가
나왔다.

BSI란 Business Survey Index,곧 기업실사지수를 의미하는 영문의 약자다.
현장에서 직접 경제를 꾸려가는 기업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전망을
조사,이를 지수화해서 앞으로의 경기를 가늠케 해주는 선행지표의
하나이다.

일종의 "경기여론조사"인 셈이다. 한은등 BSI작성기관은 조사대상기업을
선정한뒤 "다음 분기의 경기는 바로 직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합니까,아니면 악화될것으로 봅니까"라는 내용의 설문을 던진다.
호전으로 보면 "O",악화될것으로 느낀다면 "X"로 답하는 "OX"설문방식으로
조사된다.

조사가 끝나면 전체 응답자가운데 "O"와 "X"가 차지하는 비율을 구한다.
그런다음 "O"비율에서 "X"비율을 빼고 100을 더해준다. 만약 "O"라는
응답비율이 54. 5%고 "X"라는 응답비율이 45. 5%라면 BSI지수는 54.
5에서 45. 5를 뺀뒤 100을 더해준 109가 되는것. 요컨대 109라는 지수는
경기가 호전될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악화될것으로 비관하는 응답자보다
9%포인트가량 많다는 사실을 의미하는것이다.

이렇게 보면 BSI가 갖고있는 통계적 의미의 한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구체적인 산업통계를 바탕으로 한게 아니라 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막연히 지수화했다는 점이다. 또 어떻게 조사대상기업을 선정하느냐에
따라서도 정확도에 차이가 나타날수있다.

분석기준도 조사시점에서의 응답비율만을 토대로한 것이어서 "100"을
넘느냐 밑도느냐만의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BSI가 99로 나오건 70으로
나오건 100에 미치지못하는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기업인들의 체감경기가
"악화"쪽에 있음을 보여줄뿐이다. "100"을 넘는 경우도 마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BSI가 경기를 가늠케하는 잣대로 자주 활용되는것은 다른
통계지표들이 놓치기 쉬운 "현장감"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어서이다.
기계수주액 재고지수 산업생산지수 건축허가면적등이나 이들을 종합한
경기종합선행지수등 일반적인 경기예측지표로 활용되고있는 것들은 특정
산업통계에만 바탕을 두고 작성되는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감각과
동떨어진 결과를 내기도 한다.

BSI는 바로 이런 통계지표들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