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윤청와대경제수석과 재계총수들이 가진 일요회동은 신경제를
끌고가야할 두 주역들이 대화를 갖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일단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신경제가 사실상 경제수석을 중심으로 한 팀에 의해
계획되고 있는것은 다 아는 얘기다. 재계는 이 계획에 장단을 맞춰줘야 할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 이렇게 일을 같이 맞들어나가야 할 주역들이
신정부 출범후 이렇다할 모임한번 갖지 못하고 있었던것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바였다.

이번 회동에서 박수석이 밝힌 대재계입장은 두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기업에 대한 사정은 절대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왕에
추진해온 대기업소유분산정책은 계획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사정은 기업에 관한한 지금까지 있어오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기업의 대형화로 국제경쟁력강화를 추진해야 하는 마당에 사정이
기업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된다는 시각을 갖게 된것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기업에 사정불안을 제거시켜주는 것은 그들의 활동영역을
넓혀주는데 당장 필요한 일이다. 사정을 집행하는 쪽에도 이런 박수석의
시각이 제대로 전달돼 있을것으로 믿는다.

대기업소유분산에 대해선 소유분산이 재계의 경영효율성에 도움이
된다면서 그정책을 계속 추진시켜나가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 사안은 많은
부분에서 지금도 정부와 재계가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앞으로 그분산의
강도를 어느만큼 할것이냐는 대화로 풀어나가야할 일이다. 재계는
그당위성에는 부분적이나마 동의,자율적으로 계열기업도 정리하고 주식지분
축소등에도 앞장서 나가겠다고 약속하고 있는만큼 강제가 아닌 업계자율이
존중되도록 정책의 가닥이 잡혀나가길 바란다. 대기업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특별한 대기업정책은 내놓지 않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으니 기대를
가져본다.

이번 회동은 7월2일 발표예정인 신경제5개년계획에 재계의 동참의지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래야할만큼 다급한 사정도
있을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신경제는 앞서100일 작전을 펴왔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돈은 많이 풀려 나갔는데도 기업이 투자에
앞장서지 않고 있다.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고 있다.

이번회동을 재계일각에서는 사정을 면피시켜주는 대신 신경제정책에
군말없이 따라오라는 지시로도 받아들이고 있다.

재계 자율참여를 끌어내는 분위기 조성엔 미흡하다는 평가도 한다.

재계의 부탁은 간단하다. 그들이 기업활동을 자유롭게 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거다. 기업은 국제화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정부의 기업정책.행정은 그뒤만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율은
강조되면서도 정부간여는 과거의 타성에 남아있다.

한국의 경쟁력은 신흥개발국가에서도 5위에서 6위로 밀려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조성없이는 그 경쟁력을 되찾기는 힘든 일이다.

신경제는 모든 기업.국민이 경제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능동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하는것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는 투자분위기가 조성되고 이익이 보장돼야 하며 창의력은 일할맛이
날때 발휘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