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내놓은 "1.4분기자금순환 동향"은 실물경제의 저조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기업과 가계의 자금실태를 보여주었다.

그 특징은 첫째 기업의 부족자금규모가 9조1,700억원으로 작년동기에 비해
0. 7%감소한 점이다. 1분기중 기업들에 의한 설비및 건설투자 활동의
부진이 기업자금수요에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둘째는 기업이 직.간접금융으로 끌어들인 외부자금이 작년동기에 비해 17.
4% 늘어난 13조7,000억원이며 그중 4조6,000억원이 금융자산으로
운용되었고 그 절반인 2조3,000억원이 수익증권 금융채등 유가증권에
투자된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일부에서는 1월과 3월
2차례에 걸쳐 금리가 싼 자금으로 기업이 설비투자에는 소극적인 한편에서
금융자산운용을 통한 재테크를 선호하는 성향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투자여건이나 기업금융의 속성에서 볼때 이런 비난은 전부가
타당하다고는 할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기업의 투자무드는 적극적인 정부의 부양책인
신경제100일계획이 발표된 3월하순이후에 가서 겨우 머리를 들기
시작했기에 1.4분기중 거의 대부분은 투자를 대기관망하는 기간이 될수밖에
없었다고 볼수 있다.

또 기업이 수요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한것도 앞으로 있을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항상 미리 넉넉하게 확보해두어야 하는 기업재무관리의 필요성
때문이다.

셋째 특징은 가계의 자금운용도 경기침체기의 자기방어적 소비억제에 따른
개인잉여자금을 금이를 높게 쳐주는 신탁이나 단자의 표지어음 매입등의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재테크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금융자산화한
개인잉여자금은 작년동기보다도 많은 금액이 기업부족자금을 보전하는
구실을 했다. 개인부문의 기업부족자금 보전율이 작년동기간의 53.
9%에서 1.4분기에는 59. 7%로 높아진것이다.

아무튼 1.4분기의 자금순환동향은 실물경제의 침체와 기업수익률저하
채산성악화에 따라 실물투자를 대기하는 동안 기업이 효울적인
자금관리방법으로 금융자산으로의 운용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것이다.
여기서 주목할것은 이러한 기업자금운용이 신경제100일계획 발표이후인
2.4분기이후 얼마나 설비등 실물투자에 투입됐는가 하는문제다. 2.4분기
이후에도 기업이 설비투자는 피하고 금융자산을 통한 재테크만 한다면
제조업의 경쟁력강화는 기대할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