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24일 보훈성금을 냈다. 한국일보사와 지방언론사에
액수미상의 금일봉을 전했다.

과거정부에서 대통령이 "성금"을 기탁하는것은 전혀 뉴스거리가
되지못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이날 전달한 보훈성금의 경우 얘기는 좀
다르다.

바로 얼마전 국내굴지의 대기업그룹이 10억원의 보훈성금을 기탁하려하자
이를 거부토록 청와대가 직접 지시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성금과 관련한 대통령의 인식은 다소 부정적인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며칠전에도 "평화의댐 건설의혹을 파헤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국민학교학생들의 코묻은 저금통까지 건설성금으로 전달됐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로 미루어보면 김대통령은 "성금은 순수한 의미의
성금이어야하지 불순한 의도가 조금이라도 개입되어서는 안된다"는
기본인식을 갖고있는것만은 틀림없는것 같다.

그러나 성금과 관련한 새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또 적지않은 부작용도 낳는
모양이다.

24일 대통령의 보훈성금전달소식을 전하며 청와대관계자는
"성금모금기관의 창구에 접수되는 성금이 최근 뚝 끊어지다시피 했다"고
밝혔다. 지난번 청와대가 기업의 보훈성금기탁을 거절한이래 나타난
현상이다.

이관계자는 또 "기업이 이름을 밝히지않고 성금을 낸다면 아무문제가
없을거사이라며 "지난번 기업의 보훈성금기탁의 경우에는 그 순수성이
의심됐기때문에 받지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예전과달리 순수하고 깨끗한 모습을 솔선해 보여주는 것은 정말
바림직한 일이다. 극민모두가 윗물맑기운동의 성공을 어느때보다
기대하고있는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이런 시각도 있다. "요즘의 청와대가 문민정부에
지워진 "짐"이나 "기대"를 너무 이식하는 것이아니냐"는 것이다.

이로인해 기업이 내려한 성금이 거절됐고 그 부작용으로 좋은 의미의
성금기탁 마져 끊어지다시피 되었다는 애기다.

보훈성금 케이스의 경우 물론 아주 작은 "해프닝"에 불과하다. 다만 이
보다더 중요한 국정전반에 결벽증(?)으로 인한 부작용이 야기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청와대 관게자의 "이름을 밝히지않은 기업성금은 바람직하다"는 발언이후
과연 기업들로부터 보훈성금이 쏟져 들어올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김기웅정치부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