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들로서 전통예절을 배우고 직업윤리를 몸에 익혀 작게는
내한몸,크게는 국가사회에 보람된 전문 세금선비가 되고자하는 작은 모임이
세무사 유도회이다.

사람이 지켜야할 기본도리를 알고 행하면 저절로 존경받고 자랑스런
세무사가 되지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같은 세무사로서 무심히 만나고 자주
오가던중 은연중 배어나오는 말씨며 눈빛에서 서로의 생각과 뜻이 다르지
않음을 알고 또 좋아서 즐겨 이모임을 만들었다. 89년12월19일 유서깊은
성균관 명륜당에서 김경수성균관장및 원로유림들의 격려속에서 창립된
것이다. 직업이 모래씹는 맛의 까실까실한 세법을 다루고 한푼두푼
이해타산을 따지는 일이라 자칫 욕먹기 쉬운 쟁이들이기에 처음부터 묻고
듣고 배우기로 하였다. 모일때마다 유학의 원로학자를 초빙하여 전통예절
윤리사상등의 강의를 듣고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임시변통의 강의실에서 행해지는 교양강좌를 듣지만 뭔가 알려고하는
자세들이 너무 진지하다.

뒤늦게 새삼 무슨 공부이며 학문을 하겠는가. 따지고 보면 학문이 뭐
별것인가.

맹자는 잃어버리고 놓친 우리의 순수한 본마음을 찾으려는것 뿐이라고
하지 않았던(학문지도무타 구기방심). 한두시간 강의를 듣고 소주한잔에
흐뭇해하며 밤늦게 귀가하는 회원들의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수가 없다.
가뭄에 콩나듯한 강의에 목말라 아예 성대 유학대학원의 문을 두드린
회원도 생겨났다. 필자와 이천호 성종국 최수오회원등이며 여타회원도
뒤를 잇고있다. 한편 성균관 큰어른들께서는 우리모임을 기특하고
가상하다고 여겨 회장(필자) 부회장(김완기) 총무(이천호)에게
성균관임원인 전학의 직을 임명하였다. 전학이면 유림의 원로요 유학의
프로급인데 진실로 자괴스러울뿐이다. 우리회를 양반모임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칭찬인지 비웃음인지 모르나 듣기 거북할 뿐이다. 어쨌든 모임이
거듭되고 소문이 나면서 더욱 조심스럼과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던가. 자랑스런 모임이지만 물흐르듯이 순탄하게
잘되는것만은 아니다. 아직 뒤뚱뒤뚱하는 걸음마 모임이라고나 할까.
스스로 좋아서 학이시습하고 온고지신함에 왜들 그리 망설이고 주저하는지.
1백여명 세무사가 동참하겠다고 하나 실은 30명정도가 열심이다.

전국세무사회 부회장에 당선된 정기용회원이나 중부세무사회장이 된
남상근회원은 우리회의 핵심이다. 아무튼 아는것은 좋아하는것만 못하고
좋아하는것은 즐기는것만 못하다고 공자께서 말씀하셨지만 단 몇사람이라도
그 앎과 좋아함이 같고 그를 같이 즐길수 있다면 더 무슨 욕심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