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화재가 계속 삼성그룹 계열회사로 남고 제일제당은 법적인 분리절차에
앞서 삼성그룹과 별도의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갖추게될것이 확실해졌다.
삼성그룹은 14일 제일제당등 일부계열사정리에 따른 후속인사를 단행, 이종
기 제일제당부회장을 안국화재 대표이사부회장으로 전보발령하고 손경식 안
국화재부회장과 이재현 삼성전자이사를 사퇴시켰다고 발표했다.
제일제당(사장 김정순)은 손부회장을 대표이사부회장으로, 이재현이사를 상
무로 영입키로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 인사가 지난 9일의 제일제당 분리발표이후 실질적인 독립경
영의지를 가시화하기위한 첫번째 조치로 제일제당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고 밝혔다.
이 인사와 관련, 우선 그 형식이 주목을 끌고있다. 삼성그룹은 손부회장과
이이사의 현직사퇴를, 제일제당은 손부회장 이상무영입을 각각 발표했기때문
이다. 이는 법적인 계열분리절차완료에 앞서 실질적으로 제일제당이 독립적
인 경영체제에 들어갔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나온것으로
풀이된다.
손부회장(손복남씨 남동생)이 안국을 떠나 제당으로 옮겼다는 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제당의 경영권을 갖게될 손복남씨(이맹희씨부인)가 종전처럼
안국화재의 최대주주위치를 계속 유지한다면 굳이 손부회장이 옮길 이유가
없다고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이맹희씨는 지난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삼성증권등을 중심으로 금융부문을 핵심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갖고있어
안국화재를 넘겨줄지는 의문"이라고 밝힌바있다.
이에대해 삼성그룹은 안국화재의 추가분리는 앞으로 검토될수 있으나 지금
으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 삼성그룹은 이
건희회장소유 제일제당주식과 손복남씨명의 안국화재주식을 교환하는 형식
으로 제당을 분리시킬 계획인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손복남씨 계열의 그룹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안국화재가 빠진 제일
제당 제일냉동식품만으로 출범하게 될것이 확실시된다.
제일제당의 경영분리로 고 이병철회장계열회사들은 3남인 이건희회장으로
승계된 삼성그룹외에 <>장남인 맹희씨(경영권은 장남인 재현씨에 승계),장
녀인 인희씨, 5녀인 명희씨 계열의 4분구도로 바뀌게됐다.
지난91년11월의 1차 계열분리를 통해 인희씨는 한솔제지 한솔화학 한솔종
합림산 고려흥진을, 명희씨는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대전역사 조선호텔(92년
6월분리)을 맡고있다. 이들 기업은 아직 상호출자지분및 채무보증이 해소되
지 않아 삼성계열사로 분류되고 있으나 완전히 독립된 경영을 하고있다.
이번에 분리된 제일제당과 제일냉동식품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처음부터 삼성그룹과는 다른 길을 걸어온 고 이창희씨(이병철회장 2남)의
새한미디어계열이 제일합섬의 대주주여서 앞으로 더 분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삼성그룹도 이번 계열사정리와 관련,제일합섬의 분리를 끝까지 검토했으나
합작선인 일본 도레이의 반대로 정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었다.
삼성은 앞으로도 전자부문 중공업 건설등 엔지니어링부문.화학부문등 3대
핵심사업군과 이를 뒷받침할 금융부문을 중점육성시키고 나머지 비주력사업
을 계속 정리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형제간 재산분할구도를 중심으로한 그
룹분화는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