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수주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조선협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등 조선업체들의 올들어 지난5월말까지
수주실적은 65척 3백21만2천GT로 전년동기대비 6백98.4%(물량기준) 늘었다.

이같은 물량은 최대수주를 기록했던 지난 91년 연간 수주량 5백43만GT의
59%에 해당하는 것이다. 업체별 수주현황을 보면 현대중공업이 19척
94만1천GT,대우조선이 21척 1백62만6천GT,삼성중공업이 10척 56만GT등이다.

수주증가세에 힘입어 우리업체의 수주량은 지난 1.4분기중에는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 기간중 우리업체의 수주량이 1백79만GT인데
반해 일본조선사들의 수주는 1백51만GT였다.

선박수주가 이처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엔고영향에다 우리 업체들이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소형 경쟁력회복
일본조선소들은 엔고로 올들어 약10~15%의 선가인상요인이 생겨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그동안 일본조선업체들이
국내조선소에 비해 가격경쟁력 우위를 누렸던 4만~6만 급 중소형선박에
대해 우리업체들이 경쟁력을 회복,수주실적을 올릴수 있게된 것이다.
업계는 올들어 도크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조선소는 지난해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연간 수주량이 겨우
1백64만GT에 불과,지난 85년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일감부족으로
안정조업이 위협받는 상황에 까지 몰렸다. 이에따라 조선사들은
물량확보에 나섰고 엔고호재까지 터져 많은 일감을 수주할수있게된 것이다.

올들어 수주가 크게 늘어난 것을 두고 조선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에
대해 정작 영업담당자들은 호황을 낙관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선가하락세 우려
수주량은 늘었지만 선가가 떨어져 채산성악화를 우려해서이다. 업계는
올들어 선가가 조선호황기였던 91년에 비해 평균 20%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들어 유조선의 GT당 선가는 평균 6백38달러이다. 유조선의 GT당 선가는
90년 6백64달러에서 91년 8백40달러로 치솟았다가 지난해는 6백42달러로
떨어졌었다.

살물선(벌크캐리어)의 GT당 선가는 90년 8백4달러,91년 7백2달러,지난해
6백72달러에서 올들어서는 5백93달러로 더욱 떨어졌다.

선종별 신조선 계약선가도 호황기였던 91년에 비해 최고 29% 하락했다.
케이프사이즈급 살물선의 척당 계약선가는 91년 평균 5천6백만달러였으나
올들어서는 4천만~4천1백만달러로 낮아졌다.

내달부터 선박계약을 하는데 새로운 조건이 하나 붙는다.
국제해사기구(IM0)는 내달부터 계약하거나 95년7월이후에 인도하는 6백
이상의 유조선은 이중선체구조로 짓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중선체발주 변수
이같은 조건을 놓고 오는 96년이후 선박의 대량발주가 예상된다는 견해와
조선소의 시설능력을 초과한 수요는 예상할수 없다는 시각이 업계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선복량의 60%를 차지하는 유조선과 살물선의 경우 15년
이상된 노후선박이 각각 57%(초대형원유운반선은 70%) 37%에 달해 95년부터
연간 1천5백만GT이상의 노후선박이 해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96년부터 2000년까지 2천만GT의 건조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조선호황이 확실시 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현대중공업등 일부 조선소들은 선박해체량이 늘어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항상 웃돌기 때문에 호황을 속단할수 없다고 보고있다.

장기시황을 예측할수 있는 유조선선복량증가율이 93~94년중 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해체량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시장은 95년이후에도 침체양상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김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