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와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친구들의 나이가 같은 동갑내기라면 더욱
화기애애하기 마련이다.

필자가 참석하는 모임중 기미회라는게 있다. 기미년(1919년)생 친구들의
골프모임이다. 지난 66년 골프에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임을 만들어
매월 두번째 금요일마다 푸른 초원위에서 기량을 겨루고 우정을 나누어 온
것이 어느덧 27년째를 맞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나 목적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각계각층의 동갑내기들이
같은 취미를 가지고 모이다 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더 소중한 모임으로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기미회는 크고 작은 인연으로 친교를 맺게된 기미년생 골프동호인 50명이
뉴코리아컨트리클럽에 단체로 등록을 하면서 정식발족됐다.

초대회장은 박충훈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전국무총리)이 맡아 90년까지
20년을 넘게 수고해 주셨고 91년부터는 각회원들이 번갈아 1년씩 회장직을
맡아 모임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91년에 2대회장을 지냈으며 윤태현(주)크라운제과회장(3대 92년)
허채경한일시멘트회장(4대 93년)의 순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회원들은 매달 정해진 날이면 뉴코리아컨트리클럽에 오전 11시쯤 모인다.
정다운 얼굴들끼리 여기저기서 얘기꽃을 피운후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12시부터 코스를 돌기 시작한다.

골프실력이 다 고른 것은 아니다. 핸디 30이 있는가 하면 11,12를 치는
회원도 있다.

그렇지만 승부가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회원은 거의 없다. 취미가 같은
동갑내기인사들이 모여 서로의 건강을 확인하고 맑은 공기속에서 쌓였던
정담을 나누는 것이 더 큰 기쁨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세월이 흐르면서 낮익은 얼굴들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50명이 꼬박 참석했던 모임이지만 유명을
달리하신분들도 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에는 20명 안팎의 인사들이 참석하고 있는데 이가운데
문홍조(문치과원장) 허채경 이정환(금호석유화학회장) 송명관(변호사)
윤기원(동방원양개발공사회장) 회우들은 거의 빠짐없이 나와 자리를
빛내주고 있다.

고이종근회원(종근당회장)과 고이효익회원(삼익악기회장)은 가장 최근에
작고 하신분들로 회원들마다 이들에 대해 진한 그리움을 갖고 있다.

집안대소사에도 서로 참석해 정을 쌓다보니 가족들간에도 허물이 없게
되었다. 수년전부터는 부인들끼리 "정선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어울리고 있다.

회원들의 직업도 각양각색이고 고향도 다르지만 기미회는 날이갈수록 그
의미가 더 소중하게 간직되는 모임이다.

회원들 모두가 앞으로도 건강한 얼굴로 오래도록 자리를 함께 할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