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언어의 인플레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로인해 광고표현에서 자주 사용되는 "충격"이란 말이 별로 충격적이
아니며 "참신"이란 말이 참신성을 잃어버렸고 "품격"이나 "품위"란 말 역시
품격과 품위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아무리 강한 뜻을 지닌 어휘도 제자리에 옳게 쓰일때만이 제값을 발휘하는
것이지 잘못 남발하게되면 참뜻을 잃어버리게 된다.

평가절하라고나 할까,본래의 뉘앙스가 희석된다는 얘기다.

항생제를 투입하듯 좀더 강한말,좀더 자극적인 표현으로 단위를
높여야하는 악순환속에서 어떻게 보면 우리모두가 언어감각에 대한
만성면역증에 걸려있는지도 모른다. 뿐만아니라 우리의 언어습관이
그러하듯 너나 할것없이 조금씩 잠재적으로 과장벽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보고싶어 죽겠다,기분나빠 죽겠다고 하지 않는가.

설마하니 죽기까지야 하랴만 우리는 이런 말을 무심코 내뱉고 있다.

광고의 경우 경쟁사간의 경쟁이 "상품"아닌 "말"의 강도싸움으로 물고
물리는 사례가 허다하다.

"기술의 상징 <><>"이것은 K그룹이 내걸었던 기업슬로건이다.

이에대해 경쟁사 S그룹은 거기다 첨단이란 두글자를 더얹어 "첨단 기술의
상징xx"이란 말로 맞섰다.

그러자 발끈한 K그룹은"최"자를 더넣어 "최첨단기술의 상징 <><>"이란
광고 싸움이 붙었던 적이 있다.

어느쪽 말의 강도가 더높은 것인지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 싸움을
지켜본 소비자들은 정작 어떤 생각을 했을까.

"뭐 강한게 없을까""좀더 강한것",광고회사의 제작회의때마다 주문하는
말이다. "강한것"의 의미는 물론 강한 설득력을 뜻한다. 그러나 광고주의
"화끈하고 강하게"라는 요구에 주눅이 들어 그만 설득력에 초점을
둬야된다는 근본취지를 잊어버리고 만다.

단상에서 탁하게 외치는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목소리보다 마주앉아
이야기하듯 잔잔하고 친근한 말소리가 광고언어에서 훨씬더 설득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