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지표들은 오히려 악화추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전체 경제성장률을 나타내는 GDP(국내총생산)증가율은 1%에도 못미치고
무역적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안정권에 있던 물가도 다시 들먹거리고
작년하반기부터 줄기시작하던 실업자도 최근에는 더이상 감소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기대되던 경기회복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을 보이고있다.
여기에는 클린턴대통령의 각종경제개혁안이 의회반발등으로 비틀거리고
있는데도 큰원인이 있다. 수출부진에다 경기회복에대한 국내소비자
실뢰마마 약해지고 있는 탓이다.

미상무부는 지난주말 올1.4분기(1~3월)중 GDP증가율이 0.9%를 기록했다고
수정발표했다. 이는 미경제가 침체에 빠져있던 지난91년 4.4분기의
0.6%증가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초 올1.4분기 GDP증가율은 1개월여전에 1.8%로 잠정집계됐었다. 이
1.8%성장률이 발표됐을때도 경제가 심각한 성장둔화에 빠져있었으며 자칫
경제가 재침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었다. 작년4.4분기의
4.7%성장에 비해 너무 낮았기때문이었다.

이제 1.4분기성장률이 당초집계보다도 훨씬 낮은 0.9%로 나타나자
미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성장률이 이처럼 낮다 하더라도 핵심경기지표들의 내용이 괜찮고
클린턴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제대로 실시될수만 있다면 앞날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경기회복에 가장 중요한 일부경기지표들이 나빠지고 있는 점이다.

무역적자는 올들어 지난3월까지 매달증가,1.4분기누계가
2백90억7천만달러로 지난88년 4.4분기이래 가장 많았다.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같은 금융완화정책을 펴는데 가장 결정적인
요소인 물가안정은 최근 그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작년 2.9%로 안정권에
있던 소비자물가는 올들어 연율 4%근처로 높아졌다. 이에따라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를 올려야한다는 주장마저 대두되고있다.

지난해초 한때 7.8%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작년말에 7.0%로 낮아졌으나
올들어서는 더이상 떨어지지 않고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고있다.

향후 6~9개월동안의 경제상태를 예고해주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3월에
1.0%하락,미경제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런상황에서 클린턴의 경제개혁안마저 제대로 추진되지않고 있어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1백63억달러규모의 단기경기부양책은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고 에너지세 신설등 증세를 통한 재정적자 감축계획도
의회의 거센 반발로 무산될 지경이다.

미경제여건이 이렇게 나빠지자 최근 전미경영전문가협회(NABE)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수정 했다.

원래 미경제는 올해 3.1~3.3%의 성장이 예견됐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지난주말 이같은 미경제의 부진을
감안,선진국들의 금년성장률을 당초 1.5%에서 1.2~1.3%로 낮추어 잡기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1.5%의 선진국성장률에도 못미치는것으로 미경제를
위시해 세계경제가 올해 기대이하의 저성장에 머물것임을 보여준다.

미경제상태가 그런대로 양호함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있다.

3월중 광공업생산이 4.1% 증가했고 5월들어 자동차 판매량도 17%가까이
늘었다. 또 제조업계의 공장가동률은 3월에 79.1%로 작년말과 올초에 비해
1%가량 높아졌다.

중앙은행인 FRB(연준리)는 4월들어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고 기업실적분석관인 IBES는 1.4분기중 미업계의
영업이익이 1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좋고 나쁜 지표들이 섞여있지만 앞으로 미경제가 완만한 회복을
지속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메릴린치 증권사의 스트라스자임
연구원처럼 경기의 재침제를 우려하는 일부민간전문가들도 있으나 많지는
않다.

타이슨 대통령경제자문위원장과 그린스펀 FRB의장은 미경제가 올가을
까지는 2%안팎성장의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보이다가 연말께에는 평균3%대의
비교적 강한 회복세를 나타낼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두고볼 일인것 같다.

<이연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