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4월중 산업활동동향은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민간기계수주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설비투자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이같은 "꿈틀조짐"이 그대로 "회복국면"으로 연결될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투명하다는게 산업은행이 1백대 주요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비투자동향조사결과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투자선행지표인
민간기계수주가 2.8%증가를 기록,작년 5월이후 12개월만에 처음 증가세로
반전됐다. 특히 민간제조업분야의 설비투자증가율은 전년동기에 비해 7.7%
증가,2월이후 3개월연속증가세를 나타내는등 투자분위기가 서서히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업종별 국내기계수주는 일부 수출호조업종에서만 증가세가
나타나는등 업종간 커다란 기복을 나타내고 있다. 정유(49.7%)
석유화학(1백58.6%) 비금속(91.1%) 자동차(18.7%)등이 높게 증가한 반면
식품(<>17.3%) 전기.전자(<>14.5%) 조선(<>49.6%)등은 저조한 실정이다.
아직도 상당수 기업들이 체감하는 투자분위기는 지표상의 "호전"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셈이다.

다시말해 기업들이 어렴풋이 경기회복을 느끼고는 있은나 선뜻 설비투자에
설정도의 분위기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산은이 지난
5월중 1천2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비투자심리가 조금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1백일계획의 효과는 3.4분기 이후에나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수 있다.

전경련이 조사한 6월중 투자전망도 비슷한 추세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규제완화 설비자금공급규모 확대등으로 6월중 투자는 다소 호전될 전망이나
전반적으로 경기회복속도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과연 언제부터 투자가 성장을 주도할만큼 회복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지표상의 "회복"을 "먼나라이야기"로 듣고
있는게 사실이다. 사정활동등 비경제적 요인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발빠른 회복을 점치기는 힘들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계일부에선 김영삼대통령이 경제활성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어
기업의 투자심리도 의외로 빨리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최근들어
대두되고 있다. 31일 열린 중소기업전진대회에서 "기업에 대해
충격적이거나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지난 29일 김대통령이 한미재계회의
관련기업대표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비투자에 적극 나설것을 요청하면서
이를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사실도 투자회복의 계기로 작용할
만하다.

과연 재계와의 해빙무드조성에 나선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불확실한 점도 없지않다. 결국 그동안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사정은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해온 정부측 발언을 기억하고
있는 기업들에 얼마나 신뢰감을 주느냐에 투자회복이 달려있는 셈이다.

<박영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