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도서의 장르와 내용이 광범위하게 확장되면서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지고 있다.

전집류나 동화 위인전이 주류를 이루던 기존의 아동도서시장에 일대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며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새 아동도서들은 대부분
내용과 구성에 있어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아동도서라고하면 으레 위인전기나
동화류중심의 20~30권짜리 전집류를 떠올릴만큼 이분야가 주류를 이루어
왔고 부모들에게 적지않은 부담을 주어온것이 사실이다. 또 내용에
있어서도 명랑 공포 괴기물이나 일본책을 그대로 베낀 불량만화등
어린이들에게 오히려 해악을 끼칠수 있는 아동도서들이 인기를 끌어왔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독서교육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에
편승,아동물출판사들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천편일률적이었던
아동도서계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최근 몇년간 큰 지각변동을 일으켜온 아동도서계는 이제
동화전집류일변도에서 탈피해 창작동화,국내외전래동화,교양.교육.
철학동화,과학이야기,논리학,실험실습,상식등
폭과 내용이 놀랄만큼 넓어졌다.

아동도서의 활성화추세는 각종 통계수치를 통해서 확연히 드러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집계에 따르면 지난80년대말까지만해도 연간 2천여종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2배이상 늘어난 4천종을 넘어섰다.
올해만해도 지난4월말현재 서울지역 납본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천3백26종보다 약10%이상 증가한 1천4백92종을 기록,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또 단행본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반영,발행부수는
올1.4분기중 2백10만8천부로 지난해 같은기간 2백52만1천부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폭과 내용이 넓어진 어린이책가운데 특히 과학도서는 그동안
어린이사고수준에 적합한 기획부재로 딱딱하거나 어렵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면 당해왔으나 근래 나온 책들은 단편적인 지식나열식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직접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그원리를 파악할수 있도록
유도,흥미를 유발하고있다.

번역서인 "마이사이언스북"(전16권.한길사) "국민학교
과학캠프"(예림당)등은 대표적인 어린이 과학도서이며 주제별로 실험방법을
제시,어린이들의 과학지식에 대한 욕구를 풀어줄수 있도록 꾸몄다.

또 국민서관이 낸 "탐구동화시리즈"는 저학년대상의 과학동화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역소설가들이 직접 저자로 참가,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과학지식들을 하나씩 깨우쳐 갈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도서출판 산하의
"과학을 빛낸 사람들"(전3권)역시 과학기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과학자들의
일대기를 아동문학가 유한준씨가 재미있는 이야기로 재구성,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다. 시인이며 동화작가인 홍윤기씨가 쓴
"인체과학사전"(예림당)도 우리 인체와 관련된 의문점들을 그림을 곁들여
해설,어린이들의 궁금증을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별과우주를 사랑한
아인슈타인"(도서출판 유진)과 "만화 동의보감"(문공사)은 과학및 의학분야
위인들의 전기를 집중 소개한 책으로 특히 만화로 꾸민 동의보감은 어린이
취향에 맞는 만화 장르에 난해한 의학이야기와 위인전기를 접목한 새로운
스타일의 어린이도서이다. 아동도서의 밀리언셀러시대를 연 "월리를
찾아라"(대교)를 비롯 "신밧드를 찾아라"(파랑새) "환상그림여행
크로스섹션"(진선출판사)등은 역사나 풍물 또는 배경으로 어린이들이 숨은
그림을 찾거나 유명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를 상세하게
묘사,어린이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고있다.

교과학습과 연계,교과서 전과정에 실린 내용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수 있도록 꾸민 학습교양서적들도 어린이도서의 새유형 가운데 하나.
서강출판사의 "어린이 상식백과"는 교과서를 학년별 과목별로 분류,별도의
단행본으로 펴낸 책이며 "동식물도감"(은하수)은 새교과과정에따라 어린이
자연학습에 꼭 필요한 동식물들을 총천연색으로 일목요연하게 실었다.
이밖에 대입수학능력시험대비는 물론 국민학교 저학년들도 읽을수 있는
"논리학시리즈"(사계절) 고학년대상의 만화한자학습문고시리즈인
"따개비한문숙어"시리즈(민서출판사)어린이가 학교학습에 적응력을 잃고
슬럼프에 빠졌을때 효과적인 공부방법을 짧은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공부하기 싫을때"(글수레)도 눈에 띄는 우량도서이다. 국내 유명작가들의
창작동화도 어린이독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키며 점차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명작동화가운데 "산적의딸 로냐"는 "말괄량이 삐삐"를 쓴
린드그렌할머니가 모험심을 잃은 어린이들에게 용기를,일본에서 만화영화로
만들어져 관심을 모았던 "키키는 13살"(동쪽나라)은 꿈과 상상력을
길러줄수 있도록 꾸며진 책들이다.
<백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