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기초의회등 지방의회가 국민의 기대속에 출범한지 2년내외가
되었으나 주민들의 관심권밖에 있는 존재가 되어버렸음을 자주 느끼게
된다. 얼마전 울산대행정학과학생회가 울산지역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서 지방의회 활동에 만족한다는 사람들이 겨우 9.
7%에 지나지 않은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그것은 더욱 뚜렷해진다.

주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어려운 일을 헤쳐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야할
지방의회가 이 지경이 되었다는 것은 제대로 그 역할을 해오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주민의 기대를 저버린 지방의회가 그 존재가치를 어디서
찾을수 있겠는가. 30년만에 어렵사리 소생된 지방자치의 미래를
어둡게하는 그림자가 아닐수 없다.

그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지방의회를 이끌어 가는
의원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아 사기 폭행 도박 성폭행 공무집행방해 이권개입
부당청탁 수뢰등 온갖 범죄와 비리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의원들이 속출해
선거구민들을 절망케 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을 외면해버린채 갖가지 명목의 활동비를
변칙적으로 대폭 올려 자기 몫 챙기기에 급급했는가하면 해외연수를 구실로
무더기외유"가 아직도 줄을 잇고 있으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거창한 기치는 고사하더라도 "고통분담의 시대"에 역행하는
사각지대가 지방의회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다.

그런데 최근들어 일부 기초의회의 의원들이 의회운영비를 유용했는가하면
의원간에 뇌물성 선물을 주고 받았다는 보도는 지방의회의 고질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인 것 같다. 의회운영비로 의원들의 금반지를 만들어 주는
것도 모자라 현금봉투를 돌리고 해외여행경비까지 보태주었다니 한심한
작태가 아닐수 없다.

온 나라가 부정부패척결의 개혁물결이 그 파고를 더해 가고 있는
와중에서도 지방의회만은 유독 구태의연한 고질을 되풀이하고 있음이
아닐까. "개혁불감중"이다. 지방자치의 앞날이 걱정스러울 뿐이다.
"국민이 의탁한 신뢰를 배신하는 의회는 국민에 의해서 그것이 제거되든지
변경되어야 한다"-존 로크의 말을 한번쯤 되새겨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