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진(53)씨 등 투전기(슬롯머신) 업계의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4일 그동안 특수부 검사 일부를 차출해 실시해오던 서울시내 79개 슬롯
머신 업소의 지분소유 실태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슬롯머신 업계에 대한 공개수사 방
침이 보도된 뒤 대부분의 슬롯머신 업소 실소유주 및 경리담당자들이 도
피해 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앞으로의 수사는 정씨에
대한 직접신문과 정씨 등의 예금계좌 추적에만 맞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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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그동안 서울지검 특수1.2.3부에서 각각 검사 2명씩을 빼내 부
별로 정씨 형제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슬롯머신 업소 20여
개씩을 맡겨 조사해왔으나, 본격 실태조사 일주일여 만에 별다른 성과없
이 수사를 마무리한 것이다.

일선 수사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슬롯머신 업체의 경우 명의상 대표
는 기껏 1~5% 정도의 지분만 소유하고 있을 뿐이며 실제 지분권자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업소의 하루수입을 관장하는 수금책"이라고 말하고 "공
직자의 지분소유가 의심되는 일부 업소의 경우 이미 공개수사 방침 발표
때부터 이들 수금책은 물론 명의상 대표인 이른바 `바지''조차 몸을 숨긴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