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찡꼬"란 말은 일본말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빠찡꼬라고 부르는 것
은 사실은 빠찡꼬가 아니고 미국에서 발명된 슬롯머신을 가리킨다. 어째서
우리나라에서 미국의 슬롯머신이 빠찡꼬라고 부르게 되었는지 그 경위는
확실치 않다. 우리나라에서 슬롯머신이 공식으로 선보이게 된것은 5.16후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 건설한 워커힐에서라고 할수 있다. 그때 관광객으로
온 일본사람이 일본에서 성행중인 빠찡꼬와 비슷한 유기시설이므로 빠찡꼬
라고 부른것이 아닐까 추측될 뿐이다. 당시에도 군사정부의 "4대의혹사건"
의 하나로 말썽을 빚었었다.

슬롯머신과 빠찡꼬는 모두 상자형의 대중 자동도박기이지만 그 구조나
내용은 아주 다르다. 슬롯머신은 1895년 미국의 C 페이가 고안해서
시카고등지를 거쳐 미국 전지역에 퍼졌었다. 슬롯(동전투입구)에 동전을
넣고 작은 창속에 몇개의 짝지어진 그림이 그려져 있는 실린더(원통)를
손잡이로 돌리고 정지되었을때 그림이 짝지어진 상태에따라 동전이
나오기도 하고 안 나오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후 일본에도
수입되었으나 빠찡꼬등의 등장으로 별로 유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빠찡꼬는 영어표기 때문에 파칭코라고도 부르지만 원래는 어린애들이
Y자형 나무가지와 고무줄로 만드는 새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것이
스프링을 이용해서 조그만 쇠공을 날려 들어가는 구멍에 따라 쇠공이
나오기도 하고 안나오기도 하는 유기기기의 이름으로 바뀐게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 빠찡꼬란 서민의 오락시설이며 가장 손쉽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장소라고 할수 있다. 그래서 장보러가는 부인네가
장바구니를 옆에 두고 빠찡꼬를 하는 광경을 자주 볼수 있고 또 샐러리맨이
퇴근길에 들르는는 것을 흔히 볼수 있다. 몇년전에 빠찡꼬업자로 구성된
협회에서 경제평론가 다케우치(죽내굉)씨와 사회당위원장 도이(토정다하자.
당시)여사에게 빠찡꼬상을 수여한것도 이같은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
고 할수 있다.

정부는 비리와 폭력의 온상이 되어있는 빠찡꼬업의 신규및 허가경신을
단계적으로 중단해서 업소를 폐쇄시킬 방침이라 한다. 관광객 유치나
외화획득의 역할은 거의 하지 못하면서 사회부조리의 근원이 되어있는
우리사회 풍토에서 빠찡꼬업소 폐쇄에 반대할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