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산업사회의 탈출구는 정녕 보이지않는 것일까. 포스트모던은 과연
대안일수 있는가.

전환기의 사회학 사회과학은 무엇을 연구하고 탐색해야 하는가.

이같은 물음에 답하기위해 젊은 사회학도들이 모여 연구하고 발표하는
모임이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생들이 모인 문학과 사회연구회(회장
한상진.서울대 사회학교수)가 바로 그것.

이 연구회는 최근 포스트모던및 신사회운동등에 대한 연구가 사회학에서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논의한 "현대와 탈현대-전환기의
사회인식과 그탐색"을 펴냈다.

문화예술분야및 철학 인식론적 차원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논의가
성행되고 있으나 사회과학분야에서 포스트모던을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학계의 비상한 과심을 끌고있다.

이 책은 연구회가 90년초부터 매월 정기토론회를 가지면서 논의한
성과들을 다루고 있다. 연구회는 현대의 사회이론과 문화이론 그리고
문화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관심을 두어 활발한 토론을 벌여왔다.
기호학이나 포스트모더니즘부터 포스트마르크시즘에 이르기까지,철학자
프로이트나 미셀 푸코에서부터 만화가 이현세에 이르기까지 흥미있는 모든
분야를 얘기해왔다. 포스트모던이 실증적으로 사회에서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가 주된 관심사였던 셈.

연구회는 이책에서 현대를 "탐색의 시대"라고 규정한다. 그간 신뢰해온
논리들이나 인식틀이 현실에 의해 허물어지면서 불안하고 혼돈스러운
상태를 낳게 되는데 이 불안과 혼돈의 실체를 확인하자는데서 이같이
규정했다.

따라서 기존의 이성이 요구하는 절대적 기준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도
최근의 철학적사유와 포스트모더니즘도 현실적으로 얼마만큼
타당한지,새로운 대안적 논리들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모두 4부로 나누어져있는 이책의 1부에서는 "비판과 성찰의 새모습"이라는
주제로 마르크스주의에서 엿보이는 비판론과 새로운 인식론에 대한
비판론을 재점검하며 포스트 모더니즘의 여지를 검토하고있다.

제2부에서는 "현대성의 탈구성과 재구성"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자본주의
변화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해체이론등 신이론을
포스트모더니즘과 접합,사회학에서 번지고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현상과
문제점을 다루고있다.

제3,4부는 우리사회에서 보다 현실적으로 나타나고있는 포스트모던 현상을
다양하게 분석하고있다.

"포스트마르크스주의와 새로운 사회운동"이라는 주제의 제3부에서는
90년들어 운동권등에서 새롭게 조명되고있는 "신사회운동"을
포스트모더니즘시각에서 고찰하고있다. 특히 구도완씨의 논문 "한국
환경운동의 이데올로기 지형"은 국내에서 일어나고있는 환경보호운동이
어떠한 주체에 의해서 움직이고있으며 그성격이 어떠한지를 분석하고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제4부 "오늘의 정치와 문화,그 달라진 지평"에서는 앞서의 논의를
보완한다는 의미에서 두편의 외국논문을 번역하고있다. 샹탈 무페의
"급진민주주의,모던인가 포스트모던인가"와 프레드릭 제임슨의
"비디오,무의식없는 초현실주의"를 소개하고있다.

한회장은 "현대사회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징표로 예술문학이나 건축에서
활발하게 논의돼왔던 포스트모더니즘론이 근래에 들어와서 사회과학
전분야에서 다양하게 연구되고있다"면서 "특히 사회학에서도 신사회운동등
포스트모던한 지평이 계속 관심사가 되면서 현실을 인식하는 틀로
자리잡고있는 시점에서 이연구들은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있다"고 설명했다.

<오춘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