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114)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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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지사에몬은 그러니까 조롱 속에 갇힌 새처럼 시즈부인의 집안에
들어앉아서 어떤 계기가 오기를 기다리는 도리밖에 별수가 없었다.
그동안 형 유스케는 한번 다녀갔을 뿐이었다. 시즈부인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 없도록 얌전히 처신하고 되도록이면 바깥 출입을 삼가는,다시 말하면
조롱 속에 말썽없이 갇혀 있으라는 그런 말만 하고 돌아갔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인지,답답하고 아득한 심정이 되어
겨울 정원의 앙상한 나무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면서 마쓰코가 다가왔다.
"그저 심심해서." "고향 생각이 나는 모양이죠,그렇죠?" "어린앤가 뭐.
고향 생각이 나게" "어머,어린애만 고향 생각을 하나요?"
마쓰코는 살짝 곱게 눈을 흘기고는 "나도 여기 같이 앉아도 되죠?" 하고
묻는다.
"되지,안될 게 뭐 있어" "아이 재미없어라. 남자가 왜 그렇게 무뚝뚝해요"
"남자니까 무뚝뚝하지" "호호호."
마쓰코는 까르르 웃으며 지사에몬의 곁에 조금 떨어져서 앉는다.
"어머니는 낮잠을 자시나?" "예,머리가 좀 아프시다더니."
잠시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다. 그러다가 마쓰코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혼자서 킥킥 나직하게 웃고나서, "작은 외삼촌" 하고 부른다.
"뭐? 작은 외삼촌? 내가 작은 외삼촌이란 말이야?" "예,히히히." "그건 또
무슨 소리지?" "우리 엄마를 유스케상이 누님이라고 부르니까,유스케상은
나한테 큰 외삼촌이 되고,지사에몬상은 작은 외삼촌이 되잖아요" "허허허."
웃고나서 지사에몬은 내뱉듯이 말한다.
"싫다구. 난 작은 외삼촌 안할 거야" "그럼 뭘 할 거예요?" "마쓰코의
오빠 할 거라구. 그러니까 오빠라고 부르라구" "호호호.그래도 되나요?"
"안될 게 뭐 있어" "그러면 촌수가 뒤죽박죽이잖아요" "뭐 진짜 촌순가.
가짜 촌수니까 아무 상관 없다구" "종아요. 나도 작은 외삼촌보다는
오빠라고 부르는게 마음에 들어요"
들어앉아서 어떤 계기가 오기를 기다리는 도리밖에 별수가 없었다.
그동안 형 유스케는 한번 다녀갔을 뿐이었다. 시즈부인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 없도록 얌전히 처신하고 되도록이면 바깥 출입을 삼가는,다시 말하면
조롱 속에 말썽없이 갇혀 있으라는 그런 말만 하고 돌아갔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인지,답답하고 아득한 심정이 되어
겨울 정원의 앙상한 나무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면서 마쓰코가 다가왔다.
"그저 심심해서." "고향 생각이 나는 모양이죠,그렇죠?" "어린앤가 뭐.
고향 생각이 나게" "어머,어린애만 고향 생각을 하나요?"
마쓰코는 살짝 곱게 눈을 흘기고는 "나도 여기 같이 앉아도 되죠?" 하고
묻는다.
"되지,안될 게 뭐 있어" "아이 재미없어라. 남자가 왜 그렇게 무뚝뚝해요"
"남자니까 무뚝뚝하지" "호호호."
마쓰코는 까르르 웃으며 지사에몬의 곁에 조금 떨어져서 앉는다.
"어머니는 낮잠을 자시나?" "예,머리가 좀 아프시다더니."
잠시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다. 그러다가 마쓰코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혼자서 킥킥 나직하게 웃고나서, "작은 외삼촌" 하고 부른다.
"뭐? 작은 외삼촌? 내가 작은 외삼촌이란 말이야?" "예,히히히." "그건 또
무슨 소리지?" "우리 엄마를 유스케상이 누님이라고 부르니까,유스케상은
나한테 큰 외삼촌이 되고,지사에몬상은 작은 외삼촌이 되잖아요" "허허허."
웃고나서 지사에몬은 내뱉듯이 말한다.
"싫다구. 난 작은 외삼촌 안할 거야" "그럼 뭘 할 거예요?" "마쓰코의
오빠 할 거라구. 그러니까 오빠라고 부르라구" "호호호.그래도 되나요?"
"안될 게 뭐 있어" "그러면 촌수가 뒤죽박죽이잖아요" "뭐 진짜 촌순가.
가짜 촌수니까 아무 상관 없다구" "종아요. 나도 작은 외삼촌보다는
오빠라고 부르는게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