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한낮에는 반팔셔츠가 이상하지 않은
계절이다.

산이 가까워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다소 낮은 곳이라고 해도 5월이면
실내의 난방시설을 멈추게 된다.

어느틈엔가 좀더 시원한 실내가 그리워지고 춥던시절 포근하고 아늑하게
느껴지던 것들이 칙칙하고 답답하게 여겨진다.

여름철 인테리어의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깔끔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벽면과 바닥 천장을 되도록 깨끗하게 처리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물품은
치울수 있는만큼 치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꺼운 카펫과 헝겊커튼은 겨울철 그 효용이 컸던만큼 여름철에는 없으면
좋은 용품이 된다.

사진의 거실은 등나무 탁자와 돗자리 브라인드 1인용 의자 흰색갓을 씌운
스탠드등 여름철 가구와 소품으로 산뜻하고 아름다운 실내를 만든 예를
보여준다.

나무 느낌이 나는 모노륨 종류로 처리한 바닥에 깐 아이보리색 돗자리는
이거실을 한여름의 공간으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허리부분이 쏙 들어간 둥근 등나무 탁자는 돗자리와 어울려 이 거실을
옛냄새 나는 편안한 사랑방이 되게 하고 있다.

길다란 소파 대신 1인용 의자를 놓은것은 누가 옆에 있는 것조차 더운
여름철의 기분을 감안한 아이디어.

세로창문에 설치한 흰색브라인드는 벽과 천장이 모두 흰색인 이 공간에
색깔있는 헝겊커튼을 달았을 때의 이질감과 단절감을 최소화함으로써 이
거실을 실제보다 넓어보이게 하는 몫을 담당한다.

브라인드 위에 검정 물방울무늬 헝겊주름을 덧댄 것은 너무 하얗게만
보이는 실내에 애교스러움을 불어넣고 있다.

연회색 헝겊 의자와 쿠션부분이 알록달록한 흰색 의자를 고른것은
통일속에서의 변화가 가져다줄수 있는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흰색스탠드 흰색시계 벽면과 같은 색상 테두리의 거울등은 소품선택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이 공간 주인의 꼼꼼함을 전한다.

화분의 적절한 배치 또한 마찬가지.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