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 문화분위기를 일구자"
요즘 일부 대기업이나 은행 백화점들 가운데는 이같은 슬로건아래 자체
실내공간을 활용,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펼치는 곳이 늘고 있다.
자칫 조직속에 함몰되기쉬운 현대생활에서 개인의 자아와 정서를 직장내
문화공간을 통해 재발견해보자는 움직임이다.
영업객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단순한 거래를
뛰어넘어 문화적 연대감을 공유하려는 노력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행사의 내용도 다양하다. 고객사은음악회 사진전 서예전 연극 뮤지컬
장애인 작품전 영화상영등 문화예슬의 전영역을 망라한다.
24일 오후1시 여의도 쌍둥이빌딩 지하1층강당은 3백50여개의 좌석에
5백여명의 럭키금성직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날 영화 "폭풍의
언덕"을 새로 상영,인파가 붐빈 것. 물론 무료이다.
이 강당에서는 영화상영뿐만 아니라 각종 음악회와 직원노래자랑대회
어린이대잔치등 그룹각사의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주)엘지유통의 최광희씨(23여)는 "행사때마다 매번 참가하며 특히 한달에
8회 상영하는 영화관람을 즐긴다"고 밝히면서 문화행사참여가 업무자세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것 같다고 말했다.
남영동 외환은행지점은 지난 19일부터 객장벽면을 활용,중견서양화가
"강인황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 지점의 강성환대리는 "작년 6월부터 휴일을 제외하고 항상 전시회가
열린다"고 말하고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서인지 예금도 30%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화점들의 행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레이스백화점의 경우
지난 4월초 객장에서 팝콘서트를 가진데 이어 지금은 장애인돕기 서예전과
미술작품전을 열고 있다.
자체공간을 활용하는 이같은 문화행사는 대부분 전문이벤트회사에
의뢰하지 않는다. 기업과 직원의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개발,행사를 벌이는 것이 특징이다.
(주)엘지유통에서 매년 봄 가을 정기적으로 갖는 음악회와 연극행사는
임직원과 그가족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임직원이 서울윈드앙상
블등 전문악단과 직접 협연하는 수준높은 기량을 보이기도 한다.
서울시도 정도600년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각구청별로 이같은 직장내
자율적문화공간의 조성을 적극권장,우수 사업장에 대해서는 연말에 표창할
계획으로 있다.
기준의 딱딱한 업무용 공간으로서의 직장이 정서순화와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종합공간으로 기능을 전환하는 시대가 바싹 다가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