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상품이 주요수출시장인 선진국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 지난해
대미수출은 91년보다 1. 8% 적은 167억달러에 그쳐 지난 89년부터 4년째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상품의 시장점유율도 미국의 경우
88년의 4. 6%에서 지난해에는 3. 1%로,일본에서는 5. 4%에서 지난해에는
4. 98%로 각각 떨어졌다.

수출금액과 수출증가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선진국시장에서 맥을
못춘다는 사실은 우리상품의 국제경쟁력이 약해졌음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다. 한국수출구매업협회가 지난 19일 해외바이어를 대리하는
구매대리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조사대상의 81%가
거래선을 제3국으로 바꿀 계획이며 약3분의1 우리상품의 구매를 줄일
생각인데 그 이유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이른바 "3저호황"을 거치면서 우리경제규모가 커진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내수시장보다 수출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수출위축의 원인및 이에대한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국내산업의 비교우위변화로서 품질에 비해 값이 비싸다는
구매자의 불평이 이를 잘나타내주고 있다. 선진국 제품과의 품질차이를
따라잡기는 아직도 멀었는데 값은 후발개도국인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나라들보다 훨씬 비싸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는 것은 이미 충분히
예상되었다. 다만 그동안에 "3저호황"이다 "거품경제"다 하면서
산업구조조정을 통한 국제경쟁력강화를 게을리한 탓에 오늘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 더커진 점은 부인할수 없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고도화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가.

하나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해외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자율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고 거시경제정책도 조정해야 한다. 시장경쟁을
촉진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환경보호와 국민보건에 필요한
경우를 빼고는 행정규제를 최소로 줄여야 한다.

또한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금융.세제 제한을 축소하고
땅값,임금,이자율,물가등의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환율조정도 지금보다
더 탄력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의 경제발전단계에 맞는 산업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싼 임금을 바탕으로 부품을 수입해서 조립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웬만한
부품은 자체조달하는 단계가 되었으며 주력업종도 전자,철강,자동차등
중화학제품이 되었다. 판매전략도 지금까지의 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OEM)에서 자체상표로 옮겨가고 있다. 첨단기술도 좋지만
지금은 핵심부품과 설계기술등을 익히면서 동시에 질좋은 부품을 싼값에
조달하는 생산기술을 다져야할 단계이다. "역사에는 비약이 없다"는
말처럼 경제발전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