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의 고용수준이 지난 89년이후 4년연속 감소하고 생산부진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행이 10일 발표한 "92년 중소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침체로 생산활동이 부진을 면치못해 고용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중소제조업체들의 고용수준은 계속 낮아지고있어 주목을 끈다.

중소제조업의 고용수준은 지난 85년 100기준으로 할때 작년에 93.9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인 91년보다 3.0%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 88년
109.6으로 최고치에 달한뒤 89년 105.7,90년 101.1,91년 96.8로 낮아져
작년까지 포함하면 4년연속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고용지수하락은 크게 세가지 현상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수있다.

첫째가 경기부진으로 사람을 많이 쓰지않는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은행이
작년 9월에 조사한 "중소기업경영애로요인"중에서도 "일손부족"은 뒤로
밀릴만큼 사람부족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진 않다. 어쩌면 실업을
염려해야할 상황으로 번지고있는 현실이다. 중소기업은행 관계자는 실업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부각되지는 않고있으나 기업들이 인력채용을 갈수록
줄이고 있는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조사결과 작년도 제조업의 취업자가 16만8천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는 자동화진전으로 써야할 사람수가 자연스레 줄고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경영상태가 좋은 기업들도 자동화시설을 늘림에 따라
단순노동인력을 감축하고있다. 이는 장사가 안돼 사람을 덜쓰는
측면보다는 자동화나 전산화로 인해 불가피하게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고용감소로 연결된 것으로 해석할수있다.

세번째는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기피하는 이른바 3D현상으로
중소제조업체에서 궂은 일을 하려는 사람이 줄었다는 점이다. 대학을
졸업한 고급인력은 있으나 이들이 중소제조업체의 힘든 일을 꺼리고있다.

중소기업은행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고용자수가 떨어지는것은 자동화나
전산화의 확산으로 볼수있고 고용창출기회를 넓힐수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가 나쁜 상태에서 계속 지수가 떨어질경우 실업을 우려할 상황이
올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용지수하락률은 둔화되고있다. 고용지수하락률은 90년 4.4%,91년
4.3%,92년 3.0%였다. 고용수준이 낮아지면서 낮어지는 속도가 떨어진것은
경기부진속에서 직장을 쉽게 버리려하지 않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종별 고용동향을 보면 노동집약적이면서 작업환경이 비교적 나쁜 종이
인쇄출판업 섬유 의복 업종에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작년도 중소제조업의 생산은 지난 91년에 이어 부진세가 이어졌다.
작년도 생산지수는 199.1(85년 100기준)로 전년대비 6%늘어나는데 그쳤다.
90년만해도 중소제조업생산은 10% 늘었으나 91년 증가율은 6.4%로 낮아진뒤
작년에는 6%로 더 떨어져 경기부진이 계속되고있음을 반영했다.

특히 작년에 선진국경기회복이 늦어졌고 설비투자등이 위축됨에 따라
중소제조업의 생산동향이 활발치 못했다.

업종별로는 화학및 플라스틱제품 의료 광학 정밀기기업종에서는 생산이
비교적 활발했다. 그러나 의복 신발 피혁 완구등 경공업부문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에 따른 생산기반이 위축돼 부진한
생산활동을 보였다.

제1차금속업종도 기계 조립금속등 관련업종의 부진으로 주물류의 생산이
크게 감소한데다 91년 하반기 이후 건축경기의 부진세가 지속되면서 철강
형강 알루미늄새시등의 생산도 부진,전년대비 3.1%증가에 머물렀다. 기타
제조업은 문구류 완구류등의 수입증가에 따른 국내시장잠식으로 2.0%늘었을
뿐이다.

목재 나무제품및 가구업종의 생산증가율도 작년에 1.8%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