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민당이 8일로 창당1주년을 맞는다. 국민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당직자와 당원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창당1주년을 자축하며 유공당원에 대한 포상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창당1주년을 맞지만 국민당주변에서는 잔치집처럼 흥청대는 모습은 찾을수
없다. 광화문국민당사를 감싸고 있는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무거운편이다.

국민당을 상징하는 정주영대표가 지난 주말 검찰에 의해 불구속기소됐고
정계일각에서는 당진로의 위기론까지 거론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대선패배의 충격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당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을 추진하던
때에 당안팎에서 밀어닥친 한파였기에 충격은 더욱 큰 듯하다.

그러나 주요당직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대표의 한 측근은 "야당의 길을
가시밭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정도 시련에 당의 존폐문제가 거론될
정당이었다면 정대표가 정치에 뛰어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측근은 최근 국민당을 엄습하는 시련들은 야당이라면 흔히 겪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현시점에서 국민당과 정대표에 대해 가해지고 있는 압박은 좀처럼
풀기 어려운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고보면 국민당의 앞날이 단기적으로는
그리밝은편은 아닌것같다.

우리나라 최대기업군의 대표가 정치 참여를 선언,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국민당이 창당발기인대회를 가진 것이 지난해 1월10일이었고
한달만인 2월8일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에서는 대규모의 창당대회가
열렸다.

물론 이같이 급속도로 추진된 정당결성에는 현대라는 대기업군의 조직력이
뒷받침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창당뒤 한달만인 3.24총선에서 국민당은 아무도 예상못했던 31명의
의원당선으로 정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같은 여세로 5월에는 정대표를
임시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선출,가장 발빠른 대권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당의 약진은 연말대선을 3각구도로 만들어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양김구도에 저항하는 세력의 확산으로 한때는 한치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접전이 예상되기도 했다.

대선과정에서 터진 현대중공업비자금유출사건과
2천억원기금조성문제,당구성세력간의 복잡미묘한 갈등은 선거후 40여일이
지나도 정리되지 못한채 창당1주년을 맞게된 셈이다.

정대표는 지난 1일 일본에서 귀국한뒤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일선에서 당을 이끌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의지의 표명은 설사
자신이 사법처리를 당해 의원직을 박탈당하더라도 국민당의 정신적
실제적후원자로서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수있다.

국민당이 현재의 여려움을 극복하고 활로를 찾는 길은 정대표자신의
정치에 대한 굳은 의지표명과 당직자와 당원들이 일사불란하게 힘을 합하는
것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대표없는 국민당은
현실적으로는 상정하기 어렵다.

창당1주년을 맞아 정대표와 국민당이 어떻게 새로운 면모를 보일것인지가
당이 거듭나느냐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기점이 될것이다.

<양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