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종식이후 세계가 변화하고 있는데도 유독 북한만이 50년대 냉전의
시침에 머물고 있음은 한반도 조류평화정착이란 관점에서도 심히 불행한
일이다.

북한이 변화의 조류를 거부하고 있는 단적인 증거는 그들이 아직도
군사주의에 집착하고 있으며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핵무장은 이같은 노선을
웅변으로 말하는 것이다.

지난 90년4월 영변의 핵시설 존재가 확인된 이래 북한에 대한 핵사찰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현안의 하나가 돼왔다. 핵문제에 관한 여러채널을
통한 협의에 따라 북한은 작년4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시설보고서를
제출하고 일반사찰을 받게 됐다. 그러나 IAEA의 일반사찰은 요컨대 북한측
안내에 의한 관찰수준으로서 핵의혹을 풀기에는 극히 미흡한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이 사찰에서 의혹의 초점이 돼있는 핵재처리시설은
누락시켰었다.

IAEA는 오는 28일 빈에서 이사회를 열고 북한의 핵사찰문제를 의제로 다룰
예정으로 있는데 이와관련하여 IAEA는 그동안 북한측에 지정지역 사찰을
요구했다. 이번 북한의 거부태도는 이러한 예비교섭과정에서 나온것이다.

북한이 이 지역사찰을 거부한 이유는 "군사시설로서 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란 것이었다.

북한측 주장대로 영변의 핵이 군사목적과 관련이 없다면 굳이 사찰을
거부할 이유가 없는것이 아닌가. 그들의 주장대로 핵시설이 평화적인
목적의 것이라면 오히려 진보된 기술을 가진 국제기관의 진단을 받음으로써
안전도제고등을 기할수 있어 플러스가 될수도 있을것이다.

북한의 그같은 궁색한 변명이 핵병기개발이나 은폐를 위한 시간벌기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수 없는 것도 그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경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난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김일성정권의 붕괴가 초읽기단계로 들어서리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북한이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할수있는 유일한 길은 개방뿐이다.

남북간 대화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전환하여 경협이 확대되면 북한경제는
숨통이 트일것이다. 미국과의 대화,일본과의 국교정상화,그리고 두만강
선봉지역개발등은 모두가 북한경제에 회생을 가져노는 계기가 될것이나 이
모든 현안은 오로지 핵사찰에대한 북한측 태도에 달려 있다. 북한은
지체없이 핵의 속을 끊고 국제사회무대로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