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으로서는 올해가 저금리시대로의 진입을 예고한 한해로 기록될수
있을것이다.

연초에 연19%에 달했던 회사채수익률(3년만기 은행보증채기준)이 무려
5%포인트 가까이 하락,연14%대에 머물러있다.

이같은 수익률하락의 배경으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인한 기업들의
투자부진이 먼저 손꼽힌다.

고금리의 요인이었던 기업들의 자금수요초과상태가 해소된데다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도 침체,결국 여유자금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시장으로 몰려오게 된것이다.

이에따라 투신사의 공사채형수익증권과 은행의 금전신탁이 각각
7조8천7백억원과 13조8천7백억원이 늘어나는등 채권관련금융상품의
수신고가 급증했다.

반면에 이같은 매수세력의 증가로 수익률하락현상이 심해지자
세금감면혜택으로 인기가 높던 세금우대소액채권저축은 지난10월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금리인하유도로 수익률하향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정부는 채권발행물량조정을 통해 공급과잉현상을 막았으며 은행과
단자사의 금리인하를 유도했다. 이과정에서 수익률의 이상급락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수익률의 급락과 소폭반등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은 시세차익을
얻기위해 활발한 교체매매를 벌였다.

올해 11월말까지 채권거래물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3조5백13억원(45.8%)이 늘어난 1백37조2백28억원에 달한 것으로
증권업협회는 집계했다.

92년중 채권발행총액은 58조3백7억원(잠정치)으로 전년보다
10조7천95억원(22.8%)이 늘어났다.

특히 금융채를 포함한 특수채는 18조1천9백8억원어치가 발행돼 지난해보다
6조8천5백여억원이 증가,60.4%의 급격한 증가율을 나타냈다.

국채도 전년보다 32.5%나 증가한 6조9천8백45억원어치가 발행됐다.

반면에 회사채는 10조8천8백54억원이 발행돼 오히려 지난해보다 13.6%
감소했다.

이는 허용액(14조5천6백60억원)의 74.7%에 불과한 수준이다.

회사채의 발행이 저조한것은 잇따른 부도사태로 발행승인을 받고도
지급보증기관을 구하지 못해 발행을 포기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시중자금의 여유속에서도 자금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나타나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채발행액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6%로 지난해의
28.2%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중소기업과는 대조적으로 대기업들은 높은 신용도를 충분히
활용,무보증사채발행을 늘리면서 발행비용을 줄이는등 자금조달에 여유를
보였다.

올들어 모두 2조3천4백억원어치의 무보증채가 발행돼 지난해보다
34.4%가량 늘어났다.

한편 7월부터 회사채실세발행제도가 도입됐으나 신고서정정건수가
급증하는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성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