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국민의 1인당GNP(국민총생산액)가 금년에 마침내 1만달러선을
넘어섰다는 외신보도는 우리에게 부러움과 놀라움으로 전해진다. 또
그것은 지난 80년의 마이너스 3.7%성장이후 12년만의 최저성장률과 함께
우울한 세모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더한층 초라하게 만든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정부의 강병곤경제부차관은 최근 대만의 올해
1인당GNP가 1만196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이로써 대만도
이제 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굳이 중동산유국들까지 예로 들지
않더라도 1인당국민소득수준이 곧 선진국과 후진국,혹은 개도국과 중진국을
가르는 척도가 되는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잣대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대만과 같이 공업화와 수출에 주도된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부를 키워온
나라의 경우 그 의미는 크다.

한국이 대기업중심의 중화학공업과 대규모 장치산업,대만이
중소기업중심의 경공업과 소규모 부품.조립산업에 특화해온 차이를 빼면
두나라 경제는 기본적으로 유사한 발전경로를 걸어왔다. 그 결과 세계에서
몇안되는 성공적 개발모델의 본보기로 꼽히는 한편으로 늘 상대를 강하게
의식하고 비교해보는 선의의 경쟁관계에있다.

그런 대만이 한발 앞서 뛰고 있는것이다. 더욱이 대만은 뛰는데
한국경제는 기는 모습이어서 갈수록 간격이 더 벌어질 전망이다. 무엇이
대만경제를 오늘과 같이 만들었고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새삼 깊이 연구하고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 대만에 홍콩 싱가포르를 합쳐 흔히 동아시아의 네마리 용이니
호랑이라고 들한다. 88서울올림픽이후 한때 나돌았던 지렁이로 전락했다는
비유는 좀 심하지만 1인당 GNP규모에서는 한국이 맨 꼴찌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알아두는게 좋겠다. 91년현재 홍콩 1만4,043달러,싱가포르
1만3,712달러,대만 8,788달러에 한국 6,498달러순이다.

한편 각나라 정부와 주요연구기관 발표를 종합해보면 한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은 금년은 물론 내년에도 4개국중 최저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런 추세로가면 2~3년뒤의 격차는 더욱 엄청나게 벌어질 판이다.
게다가 중국은 또 초고속으로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12%
내년에는 9.6%로 예측되고 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경쟁국들이 어떻게 뛰고 있는지,후발국들이
어떤 기세로 추격해 오고있는지 정신차리지않으면 멀찌감치 처지고
추월당하고 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