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부들을 상대로 수십억원에 이르는 `낙찰계''를 운영해온 계주가 자
신의 재산을 정리한 뒤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주로 영세서민들을 계원으로 끌어들여 1천만~3천만원짜리 낙찰계 30여
개를 꾸려 50여억원의 곗돈을 끌어모은 계주 정유례(50.광주시 동구 학
동 750-77)씨가 재산을 모두 처분한 뒤 남편과 함께 지난달 30일 잠적했
다.

뒤늦게 잠적 소식을 듣고 2일 현재 계원 3백여명이 경찰에 피해를 신고
해왔으며 그 액수만 해도 30억여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아무개(62)씨 등 피해자들에 따르면 계주 정씨는 지난해부터 1천만원
짜리 계의 경우 40명의 계원에게 매달 25만원씩 29개월 동안 내도록 해 1
번에게는 2백25만원을 뺀 5백만원을 타게 하고 끝번호에는 이자 2백75만
원을 더한 1천만원을 타게 하는 `낙찰계''를 운영해 왔으나 최근 만기 계
원들에게 지급을 자꾸 미뤄오다 지난달 30일 달아났다는 것이다.

1천5백여만원의 피해를 봤다는 김아무개(55)씨는 "아들 결혼때 쓰기
위해 2년 전부터 1천만원짜리 계 2몫을 들어 지난 9월20일 만기가 됐으나
정씨가 여러 차례 지급일을 미뤄달라고 부탁해 철통같이 믿고 있다 이런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대다수가 서민이나 영세상인들의 부인들로 계주 정씨가 10
여년 동안 순조롭게 계를 운영해온데다 4층짜리 건물을 가진 재산가라는
점을 믿고 목돈 마련을 위해 계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채권단을 구성해 아직 이 사실을 모르는 계원들로부터 신고
를 계속 받는 한편 피해자 명단과 전체 피해액이 집계되는 대로 전남경찰
청에 계주 정씨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