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찾는 러시아보따리장사꾼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지역내 최근
"러시아인 특수경기"가 일고있다.

지난한달동안만해도 부산항을 찾은 러시아선원과 관광객은 1천1백50척에
4만9천6백여명으로 지난해같은기간보다 2배이상 늘어났다.

러시아인들의 부산방문이 이처럼 늘고 있는것은 사할린 캄차카
블라디보스토크해역에서 조업후 선박수리및 선원휴양을 위해 일시 부산항에
기항하거나 러시아관광유람선이 자주 찾아오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국제시장(일명 깡통시장) 초량 텍사스촌 롯데지하상가및 부산항
인근상가에는 생필품과 중고차등을 구입하려는 러시아인들로 종일 북적대고
있다.

특히 텍사스촌은 과거 미군을 상대로한 유흥업소 밀집지역이었으나 최근
러시아인을 상대로하는 전문상가로 탈바꿈했다.

이제 이지역 상인들은 간단한 러시아어를 구사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이곳에서 구입하는 물건은 과자 술(주로 보드카 소주) 의류
담요 화장품 TV 세탁기 냉장고 폐타이어 중고자동차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구입한다.

TV 세탁기 냉장고등 가전제품의 경우 우리나라 주파수와 러시아주파수및
사용전압이 틀려 사용이 어려운데도 자국에서 수리하여 사용한다며 마구
사가고있다.

러시아에서는 사치품으로 통하는 중고자동차도 올들어 9월말까지
부산세관을 통해 4백55대가 실려나갔다.

이들은 대부분 보따리장수들로 자기들이 직접 사용하는 것보다 본국에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구입해가고 있다.

러시아 보따리장사꾼들이 부산에 쇼핑으로 뿌리는 돈도 상상을 초월한다.

러시아선박전문대리점인 동주선박 코웰상사 토탈해운등 3개사를 통해
환전하는 돈만해도 월30억원수준에 이르고있다.

지난24일 유람선 마샬 스콜로프스키호(1만3천 급)승객 2백82명이
하선하면서 한꺼번에 6억원을 환전,화제가 되기도 했다.

러시아인 1명이 쇼핑에 사용하는 돈은 평균 1천1백달러.

자신들 연봉의 70~80%에 이르는 금액을 쇼핑에 쏟아붓는 것이다.

부산에서 제법 규모가 큰 빅토리 알라쇼핑의 경우 하루3백~4백명의
러시아인들이 방문,최고 3백만원이상의 매상을 올리고 있다.

알라쇼핑의 송영배사장은 "관광유람선 승객들의 쇼핑규모가 큰것으로 보아
보따리 장사치가 많다"며 "값을 50%이상 깎아 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러시아인이 많아 애먹을 때가 많다"고 밝혔다.

러시아선원들의 출국장소인 통선장옆에서 월드쇼핑을 운영하는
승일호사장은 "하루 1백명이상이 간단한 음식료품 담요등을 구입해간다"며
"여러명이 한꺼번에 몰려 쇼핑하기 때문에 도난사고도 자주 일어난다"고
주의를 환기시켜 주기도.

쇼핑가게 주인들은 "러시아인들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으나
세관에서 너무 까다롭게 검사하는 바람에 더 많은 물건을 팔지못한다"며
이의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러시안인들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많아 대책도
시급하다.

러시아인 쇼핑가인 국제시장 텍사스촌 중앙동일대에 술에 취한
러시아인들이 심하게 몸을 노출시킨 뒤 고성방가를 하는가 하면 내국인들과
충돌하는 경우도 많다.

날로 늘어나고 있는 러시아인들이 부산경제에서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이들을 끌수있는 다양한
문화공간이 시급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변상인들의 여론이다.

<부산=김문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