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동향이 갈수록 미궁으로 빠지고있다. 지난 3.4분기중 산업생산이
3년만에 최저수준인 3.1%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는가 하면 경기국면을
가늠해 볼수있는 경기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9월지수가 작성이래 가장낮은
93.5를 기록,경기가 계속 하강국면임을 보여주고있다. 또
3.4분기경제성장률도 5%대로 낮아지리라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실물경제가 어렵다는것은 새삼스런일이 아니지만 과연 이같은 실물경제의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것인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경제기획원등 관계당국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경기둔화세가
기업들의 본격적인 생산감축으로 최저점에 달해 4.4분기이후에는
호전되리라는 기대를 걸고있다. 생산은 부진하지만 재고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돼 재고조정이 거의 이뤄지고있다는데 근거를 두고있다.

통계청은 "지난 3.4분기중 지속적인 내수둔화로 생산 소비 투자등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면서 "그러나 4.4분기이후 수출증가세가 계속되고
설비투자촉진책의 효과가 나타날 경우 3.4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획원측도 4.4분기중엔 대통령선거와 상업용및 주거용건축허가면적의
증가등으로 내수진정추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이 10월들어 27일까지 18.1%가 늘어나는등 호조를 지속하는데다
4.4분기중 주택허가물량이 13만4천~16만7천호로 작년 동기보다 배이상
늘어난다는게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다.

그러나 경제계는 4.4분기 이후에도 단기간내에 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전경련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4.4분기 경기전망"에서 하반기
성장률이 6.2%내외(3.4분기 5.8%,4.4분기 6.5%)로 떨어져 연말까지
침체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의도 민간소비및 투자수요의 둔화로 내수관련업종의 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계의 이같은 전망은 기업들이 4.4분기에도 계속 생산감축을 통해
"재고줄이기"를 할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되고 있다.

3.4분기중 기업들의 평균가동률이 76%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아직
재고조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한 정부의 설비투자촉진대책도 연내에는 효과를 제대로 낼수 없을
것이라는게 경제계의 지적이다.

경제계는 앞으로 경기가 더 나빠질 경우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는등
감량경영에 나설수 밖에 없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이같은 조짐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정부와 경제계의 경기전망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양측 모두
"더이상 경기가 위축돼서는 곤란하다"는 점에서는 의견접근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정부로선 현재의 안정기조를 포기하고 부양책을 쓸수는 없으나 과도한
내수진정책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각종 건축규제조치를 풀겠다고 밝힌것도 같은
맥락에서 취한 조치로 볼수있다.

기획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나친 내수억제로 경제전반이 과도하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 내년도 경제정책기조를 심각하게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연말 대통령선거로 인한 물가불안등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그동안 다져진
안정기반을 활용해 경제활력을 되찾을수 있는 정책제시가 아쉬운 때다.

<박영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