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건영특혜사건은 복잡한 전개과정만큼이나 많은 부처들이 관련돼
있고 등장인물들도 다양하다.
건영사건의 중심에는 (주)건영과 서울신탁은행 등 8개 주택조합, 한국
주택사업협회가 하나의 축으로 로비에 나서 각종 장애물을 제거하는 공동
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건설업체 소유의 땅에 대한 전매허용은 건설부와 토개공이 맡아서
처리하고, 고도제한 문제는 공군 3726부대에서 해결했으며, 아파트 건립
사업승인은 서울시가 맡았고, 감사원은 전매조건을 위반한 건영 땅에 대
한 토개공의 환매권 행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건영(회장 엄상호)이 이른바 대구지역의 `TK'' 기업으로 6공 들어
급성장한 것과 관련해 당시 권영각 건설부장관, 이상희 토개공사장, 문희
갑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이 모두 TK 인사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중 권씨와 이씨는 그 뒤 서로 자리를 맞바꿔 토개공사장이던 이씨
가 90년 건설부장관, 건설부장관이던 권씨는 92년부터 토개공사장직을 맡
고 있다.
최근 토개공이 건설부에 모든 책임을 돌리다 태도를 돌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바로 현재 토개공사장인 권씨가 당시 전매허용 지시를 내렸던
건설부의 장관으로 있었기 때문에 `누워서 침뱉기''식의 결과만 초래한다
는 내부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건설부장관과 토개공사장을 번갈아 역임했던 권씨, 이씨와 함께 이번
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떠오르는 사람이 한국주택사업협회장인
유근창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