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경제사>란 저서로 유명한 경제사가 브래드퍼드 들롱 미국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는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장기 20세기’가 종언을 고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본다. 그가 말하는 장기 20세기는 1870~2010년대, 인류가 빈곤에서 벗어나 폭발적 성장을 이룬 시기다. 트럼프의 집권과 재집권으로 이전 시기 사회 발전을 이끌던 낙관주의와 자신감이 사라지고, 비관주의와 공포가 주도하는 시대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들롱 교수는 트럼프를 “변덕스러운 황제”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변덕스러운 지도자 앞에선 자신이 얼마나 유용한 존재인지 꾸준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한국에 조언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최근 버클리의 한 카페에서 들롱 교수를 만났다.▷트럼프 재집권을 어떻게 보십니까.“잔인할 정도로 실망스럽습니다. 트럼프가 집권 1기 때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 두 가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워프 스피드 작전’과 북미자유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으로 대체한 것입니다. 워프 스피드 작전은 트럼프 같은 반(反)관료주의적 정치인만 해낼 수 있었던 성과입니다. 하지만 NAFTA와 별 차이가 없는 USMCA는 다릅니다. 트럼프가 당시 ‘최악의 무역협정을 최고로 바꾼 것’이라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당시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의 설득에 넘어갔는지, 아니면 똑같은 협정이란 걸 알면서도 언론과 청중이 차이점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자랑스러워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건 이런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주(州)가 후원하는 카지노의 독점 운영권을 갖고도 파산시킨(그
이번주에는 한국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경제성장률이 발표된다. 또 한국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47대 대통령에 취임하기 때문이다.현지시간 기준 오는 20일 낮 12시, 한국시간 기준 21일 새벽 2시 미국 의회의사당에서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이 열린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72시간 동안 한국 경제의 대외 통상 환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즉시 중국, 멕시코 등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국가를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거 기간 내내 예고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번째 임기기 시작된 2017년 1월 취임 직후에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각종 환경 규제 철폐 등 주요 공약을 집중 발표했다.통상 전문가들은 현재로서 한국이 미국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잔뜩 벼르고 있는 멕시코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의 대미 우회 수출 통로로 활용되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라는 점에서 취임 직후 72시간 동안 발표되는 미국 통상 정책에 정부와 기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22일에는 통계청이 ‘11월 인구 동향’을 공개한다. 저출생 추세 반등이 11월에도 이어졌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1∼10월 출생아 수는 이미 전년 연간 출생아 수를 추월했다. 11월 통계 결과를 통해 지난해 10월까지의 반등이 세계 최저 수준인 출생률이 바닥을 쳤음을 보여주는 신호인지, 코로나19 이후 혼인이 급증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국은행은 23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탈원전 국가들의 문제점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대량의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국가 에너지 정책과 전력수급계획은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과 기술 발전 속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원자력발전 기술은 혁명적인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기존의 대규모 고정식 원전 건설에서 벗어나 소형모듈원전(SMR) 기술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SMR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건설이 아니라 공장에서 원자로가 제작돼 현장으로 운송 및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원자력 조선소에서 제작된 바지선에 실린 원자로를 이동시켜 즉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도 개발되고 있다.이런 변화는 마치 자동차산업과 비슷한 생산 및 공급 방식을 원자력산업에 도입하는 것과 같다. 이는 원자력발전 패러다임을 ‘전력 수급’에서 ‘원자로 생산’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 같은 전환은 여러 가지 중요한 장점을 제공한다.먼저 SMR은 전력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원자로 출력을 기존 원전보다 신속하게 제어하며 필요에 따라 모듈 수를 변화시킬 수 있어 전력 공급의 유연성이 향상된다. 이는 기존의 경직된 전력수급계획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또 공장에서의 대량 생산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경제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