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낮추는 일이 논의단계를 지나 실천에 옮겨졌다. 한일 신한
한미은행등 3개 시중은행은 지난 18일 당좌대출및 상업.무역어음
할인금리등을 0. 25 0. 5%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이처럼 금리를
내리게된 배경은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요구와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어야할 필요말고도 자금수급이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고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의 금리인하조치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금리와 시중실세금리사이에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는
현실에서 은행별로 수십억원의 수지악화를 일으키며 대출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는가라는 비판이 있을수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금리의 내림폭이
작아 실제로 기업에 돌아가는 혜택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이번 금리인하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자금수급사정을
배경으로 실세금리가 내리도록 유도하는 상징적인 조치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이어질 다른 은행들의 금리인하조치와 관계없이
금융기관의 자금조달금리를 포함한 실세금리가 내려갈지 여부가 이번
조치의 성패를 판가름할 것이다.

이점에서 최근 CD(양도성예금증서)및 회사채의 유통수익률,단자사간
콜금리등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될수 있다. 다만
정책당국이 단기간에 실세금리가 크게 낮아지도록 유도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통화관리를 느슨하게 하는 것은 삼가야할 일이다. 가뜩이나 연말의
선거를 앞두고 통화팽창이 예상되는 판에 자칫하면 인플레기대심리를
자극하여 금리안정을 오히려 해칠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금리인하의 시기에 대해서도 안정기조의 정착과 관련하여 시비가
있을수 있다. 그러나 선거라는 정치상황을 고려할때 내년보다는 지금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내년에는 선거기간중에 풀린 돈을 환수해야
하며 또한 금리자유화 2단계조치도 시행해야 하는데 이런 가운데 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하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책당국이 힘써야할 일은 실세금리의 내림세를 부추겨 공금리와의
격차를 줄이고 내년에 있을수 있는 금리오름세를 미리막아 경기회복의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히 선거기간중 늘어나는 통화량을
최소화하고 풀린 돈이 부동산투기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은행은 금리인하로 인한 수지악화를 막기위해 "꺾기"등에 호소하는
안일한 자세를 버리고 오히려 적극적인 경영합리화의 계기로 삼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장관회의는 올4.4분기중 하루 산유량을
현수준에 가까운 2,420만 배럴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OPEC의
결정은 현상동결로 장기침체에 시달림받는 소비국들에는 자극을 회피하는
인상을 주면서도 동기의 유류수요증가에 따른 유가상승을 계산에 넣은
조치로 간주된다. 그것이 현재 배럴당 19. 50달러로 21달러의 기준가를
밑돌고있는 유가를 과연 OPEC의 기대적인 계산처럼 기준가를 회복내지
초과하게 하는 배럴당 2 3달러씩의 상승을 가져올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유가의 걱정할만한 정도의 급등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것만은 거의 확실할것
같다. 유가는 소비국의 경기회복과 겨울기온에 따른 수요움직임이
문제이지만 여기에 겹쳐 OPEC합의에 불복,독자적인 산유량조절을 선언한
이란이 유가변동의 추가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이란이 석유판매수입의
증대를 노려 OPEC의 카르텔을 깨고 증산으로 나서게 될경우 오히려 유가는
하락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것은 한국의 석유문제다. 최근에도
에너지소비절약계획이 발표됐지만 소비증가율은 과소비 낭비경향과 낮은
에너지이용효율로 연율15%수준을 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도 5억3,000만배럴의 원유가 도입될 예정인데 하루140만배럴 꼴로
도입되는 셈이다.

현재까지 3억3,000여만배럴이 수입됐으니 연말까지 2억배럴가량 더
들여와야 된다. 이는 4.4분기중에라도 가격이 일례를들어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하루에 140만달러,미도입량 2억배럴의 도입에 2억달러를
추가지불해야 함을 의미한다. 요컨대 유류문제에 관한한 우리는 외부의
변동으로부터 영향을 받게되는 취약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예측을 보면 북해유전의 장기감산경향,소련의
대폭감산에 겹쳐 미국의 석유생산부진으로 중장기적인 세계석유전망은
석유의 중동,즉 OPEC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 속에서 개도국의
유류수요는 경제발전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90년대
중반이후의 유가는 소폭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류 과다소비형으로 돼있는 우리 에너지소비구조를 산업면과
생활면에서 유류절약형으로 전환하는 실천이 절실하고 공급면에서는
유류대체에너지의 시급한 개발이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