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투자는 수많은 산업에 미치는 연관효과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다지고 경기동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한나라의
기계공업 발전수준을 보면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또한
산업생산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해외로 유출되는지를 가늠할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경제가 빠른성정장 거듭하면서도 국산기계의 제작과핵
핵심부품의 개발이 뒤떨어져 일본과의 무역에서 해마다 엄청난
무역수지적자가 쌓인 점은 특히 뼈아픈 사실이다.

이처럼 중요한 기계공업에서 이미 국산화에 성공한 품목들마저 외국업체의
저가공세와 국내업체의 사용기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상공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먼저 일본기업의 덤핑공세에 시달리는
망간전지 블베어링등 18개 품목에 대해서 조정관세를 물리는 방안은
적절하다고 본다. 굳이 국산화품목이 아니라도 지나치게 많은 양의
수입이나 덤핑으로 국내 생산기반이 위협받을 때에는 즉각 반덤핑관세
할당관세등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이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지
않도록 산업피해조사와 판정을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기업의 덤핑보다 더큰 타격은 국내업체의 국산개발품에 대한
사용기피로 서 품질과 성능에 대한 의심이 주요원인이다. 지난날에는
국내생산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여서 수입제품의 사용은 어쩔수 없었으며
빠른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 점도 있다. 그러나 국내생산기반이 어느정도
갖춰지고 국산화가 아쉬운대로 이루어진 지금은 수요창출이 생산유발을
통해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가속도원리가 국산기계및
부품산업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이점에서 국산기계및 부품사용을 피하는 업체에 대해 합작투자 인허가나
정책자금배정때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필요하기는 하나 국산기계구입자금의
금리를 지금의 연12%에서 외화대출금리인 5 6%로 낮추는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특히 부품개발업체는 대부분 중소기업인데 이들이
기계구입을 위해 많이 이용하는 리스금리가 연17%를 넘고 렌털금리는 연23
24%에 육박하고 있어 국산기계에 차등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크다.

기계공업은 경제성장의 기관차노릇을 하는 제조업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산업으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대로 이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유인(incentive)이 수요와 공급 양쪽에 모두 주어져야 한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 이번에는 진정 평화가 찾아올까,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및 주변 아랍국가들이 과연 구원을 청산하고 드디어 평화공존의
시대를 열수 있을까. 지난달 24일부터 워싱턴에서 진행중인 제6차
중동평화회담은 이런 의문에 대한 긍정적 답변도출의 성공가능성을
전에없이 짙게 풍기고 있다.

회담은 지난 3일회의를 끝으로 일단 10일간의 휴회에 들어갔으며 오는
14일 재개될 예정이다. 휴회를 한 것은 회담이 교착되거나 결렬위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논의가 예상밖의 급진전을 보임에따라 이스라엘 대표단이
본국정부와 협의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당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부시 미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개막된 중동평화회담은 그간 이스라엘과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간에 5차례의 쌍무협상과 2차례의 다자간협상이
있었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실시된 이스라엘총선에서
좌익 노동당이 승리,평화협상에 유연한 입장을 취해온 이츠하크 라빈당수가
총리로 취임하면서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라빈총리는 취임직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86년 법률의 폐기계획과 일부 점령지정착촌 건설중지결정을 내린데 이어
회담직전 팔레스타인점령지내의 제한조치일부를 완화하고 약800명의
수형자를 석방하는등 유화정책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67년6월의 6일전쟁때 점령한
골란고원과 요르단강서안및 가자지구문제처리에 이스라엘이 획기적인
양보결단을 내린 점이다. 이스라엘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영토와 평화의
교환"원칙을 굳히고 골란고원의 군및 주민의 단계적 철수와 팔레스타인
점령지내의 제한적 자치허용안을 6차회담테이블에 내놓았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태도변화와 전향적인 제의는 상대의 입장도 변하게
만들어 진지한 논의가 가능해 졌으며 잘만 되면 이스라엘과
시리아간에,그리고 여타 아랍권국가들과 포괄적인 평화협정을 맺게될것
같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라빈총리는 언제 어디서든 아사드
시리아대통령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평화협정가능성을 더욱
짙게 시사했다.

탈냉전이후 새국제질서가 태동중인 지금이야말로 이스라엘과 아랍의
평화적 공존과 중동평화를 실현할 가장 좋은 기회이며 전세계가 갈망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