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로 우리나라와 대만과의 국교가 끊긴데이어 대만정부와 업계가
"대한경제제재조치"를 본격화할 움직임이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있다.

대만은 최근 자동차 가전 철강 석유화학등 20여개 한국산상품을 대상으로
반덤핑조사에 들어간데이어 농산물구상무역확대를 위한 양국업계대표간
협상계획을 보류키로 하는등 대한경제보복을 가시화하고 있는것.

국내종합상사의 대만주재원들에 따르면 한중수교합의발표이후 현지인들의
반한감정이 급격히 분출하고있어 일상적인 상담활동조차 중단되어있는
상태이다. 상사들은 이에따라 현지거래선들로부터의 신규수주를 잠정
중단하고있는 것은 물론 수입오퍼를 내는 일조차도 어려운 지경이라고
한다.

상공부는 대만이 대한경제보복조치를 취한다면 ?자동차수입쿼터철회?사과
배등 농산물수입금지등 직접적인 정부제재가 가능한 품목부터 보복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며 이경우 올해중 2억5천만달러가량의 대대만수출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또 석유화학 철강등에 대해 기존의
우호관세가 철회되고 평균 2.5 7.5%포인트높은 기본관세를 적용할 경우
연간 3천40만달러의 추가관세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업계가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같은 대한경제보복조치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대만은 국내업계의 철강 가전 석유화학 자동차등의 주요수출대상국인만큼
이들 업종의 기업들은 특히 걱정이 크다. 대만은 올상반기중에만
우리나라로부터 11억2천7백만달러어치를 사들인 우리의 7대수출시장이다.
상반기중 우리나라의 대대만수출증가율은 무려 56.3%.

이중 전자전기가 3억달러,화학제품이 2억달러,철강금속이
1억7천만달러,자동차가 1억2천8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우리나라의 대대만수출이 이처럼 호조를 보인 것은 대만의
경기호황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만측이 한중관계를 의식,의도적으로
대한수입에 적극성을 띠었기 때문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만은 일본에 대한 지나친 누적적자를 줄이기위해서도 한국과의 교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아래 한국산자동차수입을 매년 30%씩 늘리기로
하는등 대한교역확대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이 바람에 국내자동차업계는 올상반기중에만 1만5천4백24대의 승용차를
대만에 수출,대만은 미국 독일에 이어 세번째로 큰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른
상태이다.

하지만 한중수교와 이에 따른 한.대만외교단절사태로 이같은 "대만특수"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석유화학업계도 한중수교로 인한 대중수출증가보다는 대만에 대한
수출감소여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있다. 대만이 관세인상이나
수입규제등을 통해 한국산석유화학제품수입에 제동을 걸 경우 가뜩이나
과잉공급물량소화에 부심해온 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되기때문이다.
전자업계의 경우도 올상반기중 대중수출은 7천3백40만3천달러어치에
그친반면 대만에대한 수출은 지난해같은기간보다 43.7%나 늘어난
3억8백19만8천달러를 기록했던만큼 당장 떨어질지도 모르는 "발등의 불"을
더 걱정하고있다.

중소기업들은 사정이 더 딱하다. 올 1.4분기중 중소기업들의 대중수출은
1억2천만달러에 불과했던 반면 대만으로의 수출은 1억8천8백만달러로 훨씬
많았다.

.건설업계의 타격도 적지않을 전망이다. 대만정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가건설6개년계획"과 관련,총3천30억달러를 들여 각종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할 계획이어서 업계가 참여를 위한 전략마련에 골몰해왔다. 이중
건설분야의 시장규모만도 5백억 7백억달러에 이르는것으로 추정될만큼
"엄청난"것으로 (주)대우 삼성종합건설등이 지하철공사 공항확장등의
프로젝트수주를 추진하고있는 중이었다.

건설업계는 이제까지 중동 동남아등에서 쌓아올린 해외건설경험을
살릴경우 몇가지 "큰 건"의 수주가 가능할것으로 기대해왔으나 대만정부가
대한경제보복조치로 관급공사의 한국업체참여를 규제할 가능성이 커
곤혹스러운 지경에 빠지게됐다.

농수산업계도 사정이 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와 대만정부는
지난해이후 상호농촌활성화를 위해 한국에서 사과와 배,대만에서 바나나를
현물로 맞바꾸는 농산물 구상무역을 해왔다. 이에따라 지난해
7천1백만달러어치의 농산물을 대만에 내다팔수 있었는데 앞으로의 전망이
불투명하게 됐다.

.업계일각에서는 그러나 한국측에 경제보복을 취하겠다는 대만측의
으름장이 "엄포"에 지나지않을 수도 있다는 낙관론을 펴고있다.
무엇보다도 한중수교합의 사실이 전해진 직후 "격앙"돼있던 대만측의
대한감정이 최근 크게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들고있다.

이는 지난20일 대만외교부장이 직접 대한국교단절 사실을 발표하면서
경제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지만 24일에는 대만경제부장이
"대한경제제재조치 여부는 국익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될 문제"라고
한걸음 물러선데서도 잘 엿볼수 있다는 것.

무역진흥공사의 박두성아시아대양주과장은 "최근 대만이
GATT(관세무역일반협정)복귀를 위해 애써온만큼 무차별적인
대한반덤핑조치등 수입규제를 남발하기는 쉽지않을 것"이라면서 "대만의
반한감정파문은 의외의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까지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