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총통
"거북선에서 쏘던 포를 400년만에 건져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 언론들은 대서특필하며 흥분했다.

그럴수 밖에 없다. 임란때 육전과는 달리 연승을 거듭했던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대첩사실도 다만 기록으로서만 전해올뿐 이에 연관된
유물발견이 없기에 어쩐지 허전했던 차에그것도무려 400년만에 찾아냈으니
흥분은 오히려 당연했다.

임란최고의 그 유물은 "구선별황자총통".

총통이란 대포,지금의 곡사포다. 지난 18일 한산도앞바다에서 찾아낸 이
총통에는 "거북선에 장착됐다"는 명문이 뚜렷이 새겨져 있어 문헌상으로만
보존돼 오던 거북선의 실체를 입증해주고 있어 더욱 들떠있다.

이 총통에 새겨진 칠언시는 그때 충무공이 이끌던 우리 수군의 불굴의
정신과 결의를 잘 나타내고 있어 절로 뿌듯해 온다.

"구함황자 경적선,일사적선 필수장"(거북선의 황자포는 적선을 놀라게
하고,한발을 쏘아 반드시 적선을 수장시킨다)
해군은 지난89년 노대통령의 지시로 그해8월 "충무공 해전유물발굴단"을
해군사관학교에 창설,3년동안이나 심해잠수요원과 탐사정,그리고 각종
시추장비등을 투입해 탐사를 계속해 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몰랐다. 그래서
이번 발굴은 지성감천이란 말이 걸맞다.

문헌만의 거북선이 끝내 사실로 첫 입증된 셈이다. 이젠 거북선 실물인양
차례다.

충무공의 란중일기에 나오는 거북선은 3척이다. 그후 임란후에도
10여척을 건조한 기록이 있어 당시 수군이 활동하던 남해와 서해에 반드시
매몰돼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된 것이다. 해군탐사반원들의 3년간의
바닷속 숨은 노력이 이젠 더 큰 거북선 사실입증의 빛나는 금자탑에로
발돋움하리라.

지난 60년대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1,200년전의 바이킹배 3척을 인양한바
있고,70년대에는 영국에서 600년전의 본제군함을 원형대로 인양한바도
있다. 멀리 따질것 없다. 도자기등 유물을 싣고가다 600년동안이나
신안앞바다밑에 묻혀있던 배를 우리손으로 건져내지 않았는가.

이 황자총통의 길이는 89. 5cm ,무게 65.25kg ,내구경이 5.8cm 였다.
만역병신6월,곧 1596년에 만들었다고 뚜렷이 몸통에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