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이동통신사업자가 결정됨에따라 그 장비공급을 둘러싼
국내외기기제조업체들의 공방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금성정보통신등 국내2사와 미국의 AT&T
모토롤라,스웨덴의 에릭슨,캐나다의 노던텔레콤등 외국 4개사는 오는
2000년까지 1조원규모가 될 이동통신장비수주전에 본격 참여할 계획이다.

이들 6개사중 국내업체는 이동통신사업자 컨소시엄에 참여,자신들의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돼 장비납품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전략을
구사해왔고 외국업체들은 그나름대로 수면하작업을 계속해왔다.

현재 국내업체들은 아직 외국사보다 기술수준이 낮다는 약점이 있지만
선경측이 국산화기기 우선구입을 공약하고 있어 크게 고무된 상태이다.
반면 외국사들은 세계수준의 기술과 기존 한국이동통신(KMTC)에 대한
납품실적을 바탕으로 결코 국내업체는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업체가 현재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선경의 대한텔레콤이 응찰조건등을
명시해 제시할 RFQ(Request For Quotation). 사업신청자들이 사업제안서인
RFP(Reguest For Proposal)로 평가를 받은 것처럼 RFQ의 내용이
기기납품업체 선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텔레콤이 95년까지 필요로 하는 장비는 3천5백억 4천억원규모가 될
전망이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

포철컨소시엄에 속해있던 이회사는 사업자로 선경이 선정되자 다음주
관계자들을 초청,자체기기의 성능시범을 보일 계획이다.

삼성은 그동안 1백10억원을 들여 국산전전자교환기를 이용한
이동통신시스템을 독자개발한데 이어 90년10월부터 92년2월까지 17개월간
구미에서 상용화시험을 거쳤다. 또한 최근에는 가락동 통신연구소에
교환국과 기지국을 설치,송파구 일원에서 실험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선경관계자들을 초청한 시연회에서 오는9월부터 내년2월까지
기지국 6곳과 교환국2곳을 세워 함께 신뢰성입증시험을 하자고 제의할
계획이다.

삼성관계자들은 자체시스템의 국산화율이 55 60%수준에 달하는등
외국제품에 손색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가격은 AT&T보다
20%,모토롤라보다는 45% 싸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성정보통신도 만만치 않다.

일단 이회사의 강점은 선경컨소시엄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컨소시엄업체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관계자들은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회사는 AT&T사가 44%의 지분으로 참여한 합작회사여서 기술이전에
유리한 입장이다.

군통신장비납품을 비롯해 그동안 거의 모든 통신기기를 생산해 웬만한
통신부품은 개발되어 있는 상태이며 이동통신과 관련된 연구는 84년부터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기지국 핵심장비인 파워앰플리파이어를 개발하는등 이분야의
부품도 거의 개발을 완료했다.

김성관계자는 지금수준으로 볼때 선경이 요구하고 있는 아날로그방식은
전혀 어려움이 없으며 디지털개념이 포함된 시스템도 일부부품을 수입하면
당장 납품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시스템통합능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외국사들의 최대강점은 그동안 KMTC에 납품된 장비들이 별다른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시험을 거치지 않은 국산기기와는 큰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다.

특히 AT&T는 부산지역을 제외하고 KMTC에 모든 장비를 판매한 실적을 갖고
있다. 또한 선경이 시스템설계시 AT&T의 방식을 많이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이들에게 강점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AT&T가 그동안 선보였던 기종보다 훨씬 우수한
오토플렉스시리즈 기종을 내세워 기술로 타사를 압도할 전략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모토롤라의 전략은 약간 다르다. 이회사는 삼성과 한때 기술제휴를
맺었으나 기술이전을 기피해 계약이 파기되는등 국내에 인식이 나빠져있다.

이에따라 이회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이동통신관련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서울대와도 공동개발과 지원을 약속하는등
이미지회복작업에 나서고있다.

또 올초에는 제2사업자를 겨냥해 국내에 CTI라는 업체를 설립,필요한 모든
자료를 사업신청자들에게 제공해왔다.

부산지역에 기기를 납품했던 모토롤라는 교환기 EMX-100의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 EMX-2500등 최첨단기종을 선경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타사보다 가격이 약간 비싸다는 약점이 있는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이밖에 국내에 납품실적이 없는 에릭슨과 노던텔레콤도 그동안 각
컨소시엄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왔으며 각자의 특장점을 살려 선경을
공략할 준비를 갖추고있다.

.선경이 표면적으로 "국산장비우선구입"을 내세우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한국이동통신과 경쟁자입장에 선 선경이 인증시험을 거치지 않은
국산기기를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전량을 외국사에 넘길 경우 ?3년간 약5억달러의 수입요인이
발생하고 ?기술예속은 물론 애프터서비스및 부품추가수입과
가격폭리문제등을 무시할 수 없으며 ?모든 분야가 예속돼 디지털장비개발을
국내업체들이 포기할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선경이 국산기기를 우선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약 외국사를 선택하더라도 일부 국내업체를 참여시키는 방안과
기술이전방법을 구체화시키는 방안을 강구,국산이동통신장비의
국제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