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1일.서울프리마호텔)열린 출판문화학회(회장
전영표)학술세미나에서 "한국출판산업에 있어서 기업결합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노병성교수(대전전문대.출판학)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판산업은 대형출판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평및 수직결합 혹은
복합결합의 형태를 띠며 성장 발전하고 있는 추세인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있다.

출판산업분야에서 수평결합은 주로 인접제품시장내에 있는 기업결합으로
"제품확대형 결합"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 노씨는 특히 우리나라는
타기업을 흡수합병한다든지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동원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업의 설립을 통한 확대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출판산업에서
기업의 설립이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하고 진입장벽이 높지않은데다
기존출판사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릴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때문.

수평결합의 전형적인 예로는 웅진출판사와 금성출판사를 들수있다고 말한
그는 양출판사 모두 아동도서와 전집물을 주력상품으로하는 기업이었으나
교과서출판에 진출하면서 기존의 기업이미지를 등에 업은채
새로(주)웅진교과서와 (주)금성교과서를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세원은 법학및 경상계열의 대학교재를 전문으로 출판해왔으나
단행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위해 한우리출판사를 새로 냈고
사회과학서적을 주로 발간했던 거름사는 대중서적을 취급하는
만필사를,번역소설및 학술예술도서전문출판사인 예하는 늘푸른을 새로
설립,시집 대중소설 아동도서등을 펴내기 시작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이밖에 수평결합의 예로 일지사(학술)가 문화정보사(단행본)를,도서출판
동아가 파랑새(아동)를,시사문화사(상식)가
대오문화사(번역)를,현대문학사가 윤문출판사(아동
문학),한국프뢰벨(유아)이 녹색지팡이(아동),기린원(문학 철학
사회과학)이 가나출판사(아동),자유문학사가 자유출판사및
철학과현실사,동서문학사가 도서출판 우경(역사 예술 철학),법문사와
시사영어사가 IPS(하이틴문고),한길사가 한길아트비전을 각각 설립한
사실을 꼽았다.

출판산업에서 수직결합은 유형에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
노씨는 크게 ?저자와 출판사 ?출판사와 인쇄소 ?출판사와 서점의 결합으로
구분,소개했다.

저자와 출판사의 결합은 저자가 직접 출판사를 운영하는 케이스로 저자의
입장에서 출판비용을 최소화할수 있다는게 가장큰 장점.

저자가 출판사를 운영하는 예로는 김원우씨가 현대소설사,김주영씨가
미완,송기원씨가 들꽃세상,심만수씨가 살림,유익서씨가 생각하는
백성,황충상씨가 작가정신(이상소설가),박의상씨가 미학사,황근식씨가
둥지(이상 시인)등을 경영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

고정요소자본과 자본집약적 생산요소의 수직적 통합으로 비용을
절감,극대의 효과를 거둘수있는 출판사와 인쇄소의 결합형태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분야에서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따라서 대형출판사위주로 행해지고있는데 주요출판기업의 인쇄소
운영현황을 보면 동아출판사가 동아인쇄,삼성출판사가
(주)삼성출판인쇄,계몽사가 영인쇄,고려서적이 광명특수인쇄와
광명인쇄공사,소년한국도서가 한국종합물산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판사와 서점이 결합한 예로는 종로서적과
(주)종로서적출판,중원문화북센터와 중원문화,진명서적과 도서출판청한
세계사를 들었다.

한편 출판사가 자산규모를 늘려 이종사업분야에 진출,경영을 다각화하는
혼합결합의 형태로 전환해가는 사례도 많다는게 노씨의 분석이다.

계몽사가 광고및 교육문화사업 수출입업 상표권및
서적전문알선업,국민서관이 학용품및 유아용품생산판매업
부동산임대업,대교출판사는 여행알선및 서비스업,삼성출판사는
출판자료보존 학용품생산판매 부동산임대 수출입업 도소매업,시사영어사가
교육서비스 부동산임대,웅진미디어가 교육기기제작판매 컴퓨터프로그램개발
시청각기기제작및 수입판매 음반제작 판매,여원이 광고,한샘출판사가
학습용테이프제조및 도소매업에 각각 뛰어들었다.

경영다각화및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한 출판계의 다양한 노력은
경영합리화및 각종비용의 절감등 긍정적인 면 이외에 역기능도 많다.
출판산업에 있어 독점적인 지위는 자칫 가격조작과 문화의 획일화를
초래할수 있으며 또한 특정기업에 부를 편중시킴으로써 사회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것은 출판대기업들이 출판분야에서 창출한 잉여가치를
국민의 정보복지분야에 사용하기보다는 타분야에 투자함으로써 결국
출판산업은 황폐화되고 말것이라고 노씨는 경고했다.

노씨는 문화의 다양화와 정보접근의 일상화는 문화민주주의의 필수조건인
만큼 출판산업에 있어서도 정보복지의 실현을 위해 시장경제질서에 의한
공정성문제가 중요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