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들의 대중국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 엊그제 한은이
발표한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동향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중 해외투자
총허가건수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8% 이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는 77.2%로 늘어났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활발한 해외투자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국내의 노동력 부족사태를 그대로 반영,노동집약적인 섬유 신발 가죽제품등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가 집중하는 현상을 나타낸 점이다.

올해 상반기중 중국에 대한 투자는 108건에 8,490만달러로 이는 작년동기
대비 건수로는 2.7배, 금액으로는 2.9배가 늘어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증가추세중에서도 특히 섬유업종의 증가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데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지난88년이후 올해 6월말까지 대중국
투자건수는 266건에 이르고 있는데 이중 섬유분야가 71건으로 26.7%를 차지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투자는 일반적으로 제조업 중심의
소규모투자로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과 함께 북방진출 그리고 국제화에 대한
인식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어 가고 있다고 보여져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할수 있을 것같다.

그러나 섬유산업이 차지하는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적 특징을 고려할때
선도 중소기업들이 고부가가치제품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을 소홀히 한채
값싼 노동력이 있는 중국에 투자해서 어려운 국면을 타개해 보겠다는
안이한 경영방식은 우리의 섬유산업을 더욱 낙후시켜갈 위험성이 다분히
내포되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상품이 우리의 시장에 범람하고 있는 현실을 볼때
중국에 대한 섬유분야에의 편중적인 투자현상이 우리 섬유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우려 마저 있다. 그러므로 기업과 정책당국은 우리의
경쟁력 강화와 저임노동력 활용이라는 측면을 조화시켜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그들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섬유기술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중국은 지금 제2의 개방.개혁정책
추진과 때를 맞추어 섬유산업을 주력업종으로 육성발전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정보력과 상황판단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대중국진출에 있어서는 사전에 업종별 지역별 투자환경에 대한 철저한
정보의 제공이 이뤄질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마련에 만전을 기함과 동시에
진출기업의 현지활동에도 실질적 도움을 줄수있는 방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