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독일이 대마초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매기기로 했다. 합법화 이전부터 판례로 확립된 처벌기준을 사실상 완화한 것이다.독일 연방의회는 6일(현지시간) 대마 주성분인 환각물질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혈중 농도가 mL당 3.5ng(나노그램=10억분의 1g) 이상인 상태로 운전하면 벌금 500유로와 운전면허 1개월 정지로 처벌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대마초에 술도 마시고 운전하다가 적발되면 벌금 1000유로로 가중 처벌된다.다만 치료 목적으로 대마초를 사용한 경우 THC가 검출돼도 처벌받지 않는다.현행 도로교통법에는 THC 농도에 따른 약물운전 처벌규정이 없다. 그간 당국은 판례에 따라 mL당 1ng를 처벌기준으로 삼아왔다.신호등 연립정부는 새 처벌 기준이 된 mL당 3.5ng의 THC가 운전에 미치는 영향이 혈중알코올농도 0.02%와 비슷하다는 의학계 의견에 따라 기준치를 정했다. 전문가들은 mL당 농도가 7.0ng을 넘어야 위험이 증가한다고 판단했다.새 법안이 통과되자 대마초 합법화 자체에 반대하는 야당은 물론 경찰과 보험업계에서도 교통사고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기독민주당(CDU) 플로리안 뮐러 의원은 대마초 약물운전을 음주운전과 동일시하는 건 터무니없다며 "교통안전에 암흑의 날"이라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공화당의 반대로 미국의 군사 지원이 늦어진 데 사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0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원조를 약속했다.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양자 회담했다. 두 정상은 전날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프랑스에서 양자 회담 자리를 마련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자금 지원과 관련해 몇 주 동안 무엇이 통과될지 몰랐던 것을 사과드린다"며 "일부 보수적인 의원의 반대로 지연됐지만 우리는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그는 이어 "그 이후로 오늘까지 저는 상당한 자금 규모의 6가지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며 "오늘은 전력망 복구를 돕기 위한 2억2500만 달러(약 389억원)의 추가 패키지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날 AP 통신은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 이 원조 패키지에 다연장 로켓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군수품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미 의회는 바이든 행정부가 요청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4월에서야 608억 달러(약 83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의 추가 원조가 늦어지는 사이 러시아가 지난해 12월부터 우크라이나 동부를 집중 공격해 점령 지역을 넓혔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와 연결된 왕실 공원 켄싱턴 가든. 서펜타인 갤러리 앞마당엔 2000년부터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한시적인 구조물 '서펜타인 파빌리온'이 들어선다. 서울 동대문 DDP를 설계한 고(故)자하 하디드를 시작으로 피터 춤토르, 다니엘 리베스킨트, 렘 쿨하스, 헤르조그 앤 드뫼롱 등이 거쳐가며 건축가들의 실험 무대가 됐다. 올해 한국인 최초로 23번째 파빌리온 작가에 선정된 조민석 매스스터디 대표(57)의 '군도의 여백(Archipelagic Void)'이 7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짙푸른 잔디 위에 별 하나가 뚝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중심부 원형의 열린 공간에서 각각 방사형으로 뻗어가는 다섯 개의 공간이 공원을 지나는 누구나 어디에서든 접근 가능한 장소로 만들어졌다. 조 건축가는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역사를 추적해 과거와는 다른 독보적인 방식으로 공간을 설계했다. 중앙은 한국 전통 가옥의 안뜰인 마당에서 착안했고, 각각의 공간들로 연결돼 언제 어떤 동선으로 이곳을 찾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기억들을 갖고 돌아가는 구조다. 이전까지의 파빌리온이 채워 넣는 것에 집중했다면, '군도의 여백'은 비워두는 것으로 동양적 사고를 풀어냈다는 평가다. 사람들이 공간에 들어와 할 수 있는 행위의 가능성을 더 열어두면서 사람이 건축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한 것. 서펜타인 파빌리온이 있는 켄싱턴 가든은 원래 왕실인 켄싱턴궁 정원이었다가 공공 장소가 된 런던 시민들의 공원. 북쪽 공간엔 '읽지 않은 책의 도서관(The Library of Unread Books)'가 들어섰다. 싱가포르 예술가인 헤먼 종(Heman Chong)과 르네 스탈이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