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공산권국가에대한 미국의 법률자문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러시아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등 옛소련블록국들은 신생민주국가로
탈바꿈하면서 신헌법과 법률제정등을 서두르고 있으나 자본주의 법률지식의
부족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국가는 그동안 마르크스 이론에 입각한
법률체계에만 익숙,서방법률에 관한 전문가가 전무한 실정이다.
미국정부와 법률전문가들은 정치적 영향력강화와 잠재력이 높은 법률시장을
겨냥,이들국가의 법률자문요구에 흔쾌히 응하고있다. 미변호사협회는 물론
법학교수 일반변호사들도 단체및 개인자격으로 이들지역에서
법률자문활동의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자문한 법률은 헌법분야가 가장 많다. 사법부 의회
행정부의 권력구조에 관한 헌법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형법
행정법 개혁에 관해 자문하고 미국과 이들국가의 법률학교간 자매결연도
주선했다. 최근에는 환경법 금융법 증권거래규제법등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미법률제도의 응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옛공산주의국가에 대한 법률자문을 가장 활발히 벌이고 있는 기구는
미변호사협회의 중동유럽법률발기회(CEELI)이다. 이기구에는
미연방대법원의 샌드라 데이 오코너판사도 이사회위원으로 간여하고 있다.
CEELI는 미국의 모든 법률전문가들에게 이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CEELI는 대부분이 법률자문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모든 법률가들은 그들이
자문해주는 국가에서의 활동을 공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법률자문과정에서도 그들이 속한 법률회사의 선전을 하지 못하도록
요구하고있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많은 미법률가들은 이들지역에 대한 법률자문을
꺼리지 않는다. 이지역의 정정이 안정될 경우 상업적 법률시장도
폭발적으로 늘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CEELI는 헌법과 법률초안에 대한 해석및 비평도 해주고있다. 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국내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에 대한 엄격한
윤리규정을 명문화한 연방법 제정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미법률가들은 미국의 법률제도를 그대로 채택하도록 이들 동유럽국들에
강요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고있다. 과거 미국이 신생국들에대해 미국의
이상을 헌법제정과정에 그대로 옮기려다 실패한 경험을 갖고있다. 더욱이
이들 동유럽국들은 세계여러나라의 헌법을 연구해 자신들에 알맞은
법규정을 도입하려 하고있다. 특히 유럽대륙의 전통에 뿌리둔 이들국가는
판사들에게 법률의 합헌성까지 판단할 권한을 부여한 미사법제도와는 달리
판사의 권한을 제한하고 있는 유럽의 사법제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 옛공산주의국가들은 시장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필요한
법률은 미국이 발달돼 있고 각분야의 법률전문가들도 가장 많다는 점을
알고있다. 미국법률가들도 정치 경제개혁과정에서 이지역의 법률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시장선점이란 차원에서 법률자문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 혹평받는 미법조계지만 적어도 옛공산주의 지역에서는 존경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있는 셈이다.

<이종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