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에 군비증강의 열풍이 불어닥치고있다.

그간 세계질서를 양분해왔던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지역분쟁이
빈번해지는 경향을 보이자 아시아 각국이 자체방위력확보에 나선 것이다.

집단적 안보체제가 존재하지않는 이지역의 국가들은 이제 믿을것은
자윙력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휘말려 있다.

이에따라 이를 국가는 첨단무기 구입및 군사력확충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있다. 특히 한나라의 군비확장은 이웃나라에게도 영향을 미쳐
군비증강 열기는 도미노현상을 일으키며 확산되는 양상이다.

스웨덴의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발간한
92년판 "군사연감"에서 지난해 아시아지역국가들이 사들인 무기는
세계전체무기교역량의 34%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동에 이어 세계제2위의 무기수입지역으로 부상한 것이다. 올해들어서도
아시아국가들의 무기수입열풍은 계속되고있다고 군사연감은 지적했다.

아시아 각국의 군비증강경쟁이 어느정도인지는 올해 방위비의 증가율로
쉽게 설명된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등 대부분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국가들은
올해 방위비를 작년보다 두자리수 비율로 증액했다.
이외에도 중국이 12.1%,인도가 7.0% 각가 늘렸다.

아시아지역의 무기구입상황을 국가별로보면 말레이시아는 지난봄
영국으로부터 프리깃함2척,프랑스에서 고성능 미사일등을 사들였다. 또
말레이시아는 러시아로부터 미그 29전투기 구입을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F 16제트기8대,C130군수송기 4대를 각각
들여왔다.

싱가포르는 전체군시설의 현대화(컴퓨터화)를 위해 올해
국민총생산(GNP)의 약6%에 이르는 2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아시아국가들의 이같은 군비증강은 첫째 지역안보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미국이 필리핀 기지를 포기했고 구소련 역시 베트남 캄보디아만에서 손을
뗐다. 이 지역의 안보를 유지해왔던 미소주도의 냉전체제가 붕괴된
것이다.

냉전체제의 붕괴는 이지역 힘의 진공상태를 가져왔다.

둘째는 아시아의 군사강국인 중국과 일본이 안보주도권 싸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은 PKO(유엔평화유지활동)라는"옷"을 입고 해외파병의 길을
걷기시작했다. 일본군의 첫 해외파병지가 바로 이웃 캄보디아라는 점에서
아세안 국가들은 과거 "일본군국주의"의 악령을 떠올리고있다.

"일본에 해외파병을 허용하는 것은 마치 그들에게 알콜이 들어있는
초콜릿을 주는 것과 같다. 일본이 무기를 들면 무기의 위력에 취해 아무도
막을수 없을 것이다"
이광요 전싱가포르총리는 최근 일본의 해외파병이 아시아에 미칠 영향을
이렇게 꼬집고 이에대비,"싱가포르는 군비를 더욱 확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셋째는 중국의 해군력 증강 움직임이다.

중국은 지난2월 남중국해의 여러 섬들을 자국영토로 확인한다는 영해법을
공포한 이후 눈에띄게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영국의
군사전문주간지인 제임스 디펜스지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항공모함 구입을
교섭하고있다고 보도,대만 아세안국가등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대만이
프랑스로부터 프리기트깃 16척을 사들인 것은 이에대한 대비책으로
보인다.

넷째는 서방 군사대국의 무기수출을 들수있다.

냉전시대의 종식으로 무기 판매선을 잃은 미국 유럽등의 군수업자는
수출시장을 아시아지역으로 돌리고 있다.

특히 이들 군수업자들은 아시아지역의 군.보수세력과 결탁,무기수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SIPRI는 지적했다.

그간 이지역 국가들이 이룩한 경제적 부가 무기구입의 바탕이 되고있음은
물론이다.

아시아에서 민족.종교.영토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아직 미미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하나같은 의견이다. 하지만 경제력에 걸맞는 군사력을
보유하겠다고 나선 이지역 국가들의 군비확장 경쟁이 자칫 전쟁으로
비화될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