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금융산업개편의 일환으로 금년내에 소위 유니버설 뱅킹방식을
적용한 새로운 종합금융회사를 신설한다고 했다. 또 필요하다면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위해 금융기관간의 합병 또는 업종전환과 신설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특히 종합금융회사는 2~3개를 신설하되 그 방법은 현재의 지방단자회사의
전환과 국내자본의 신규참입,그밖에 외국금융자본과의 합작을
허용하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밝혀진 유니버설뱅킹의 도입은
금융산업에 존재하는 업무분야에 대한 울타리와 규제를 완화하여 한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은행 증권 보험업무를 일괄취급할수 있게 하는 길을
연다는 점에서 현행금융산업에 큰 파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또 대형화도
체질이 취약하고 자본력이 작은 금융기관이 체질과 자본력이 더 강대한
금융기관으로 통합됨을 의미하는 것인만큼 그것이 실현되면 금융계 판도의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보아진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개방화로 우리
금융산업이 경쟁해야할 미국 EC 일본등 선진국의 각종 금융업무가 한
금융기관이 대출 예금업무에서부터 주식매매업무까지 취급하는 분야별
울타리를 없애는 업무다각화로 가고 있는만큼 우리나라 금융제도도
이들과의 금융마찰을 회피하고 효율화에서 올 합리화를 통한
국제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이들과 같은 유니버설 뱅킹으로의 이행은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자본력이 큰 외국금융기관과의
손색없는 경쟁을 위해 금융기관의 대형화는 필요하다고 할수있을 것이다.

유니버설 뱅킹이 앞으로 우리 금융산업에 어떻게 수용되고 정착될는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그것이 다각화의 경제성(Economies of Scope)을 통해
수익의 증대를 추구하는 것임은 쉽게 알수있다.

일례를들어 은행이 대출을 할때 얻은 경제정보,경기분석은 국제업무나
증권업무에 그대로 쓸수있다. 대출자에 대한 광범위한 기업정보,심사의
노하우는 한번 사용하면 쓸모가 없어지는것은 아니며 고객에 대한
경영지도에는 폭넓게 활용할수 있다. 또 각종정보,심사능력등은 축적되면
될수록 그에따라 은행업의 경영다각화로 인한 수익증대가 발생한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대형화를 위한 금융기관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성이 자본력의
열세에서오는 취약한 경쟁력을 보강한다는 점에서 이의를 달 이유가 없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재무부구상에 곁들여 짚고 넘어가지 않을수 없는것은
84년이래의 금융산업의 개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되는,새로운
패러다임 -금융기관의 인사경영에대한 정부의 개입.규제로부터의 자유화-가
간과되거나 무시돼왔다는 사실이다.

금융산업의 개편이 개방에 따른 금융산업의 자유화 국제화 효율화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것이지만 그것들은 금융기관의 창의있는 활동을
옭아매놓고 있는 각종 행정규제와 불문율화된 재무당국의 인사영향력이
계속 없어지지 않는한 빨리 성취될수는 없는것이다. 금융산업의
자유화개편을 지난10년간 기회있을때마다 은운하고 강조하면서도 자율화를
공동화시킨 개편구상은 때로는 축소하겠다던 정책금융을 더욱더
비대화시켰는가하면 이번에 밝힌 대형화와는 반대로 얼마전에는 최근에
인가한 노동은행까지 합해 자본규모가 크다고 할수없는 여러개 은행의
신설을 인가하기도 했었다.

지난번 주주총회에서의 은행장인사도 자율화와는 거리가 먼것이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게다가 정부주도의 금융자유화는 돈을 이용하는 기업이나 가계에 싼금리
싼코스트로 자금을 조달가능케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고금리와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어쨌든 금융제도의 개편에 있어서는 그것이 어떤 안을 가지고 추진되든
금융에 대한 정부의 모든 간섭.규제를 없애는 참다운 자율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외국금융기관에 비해 뒤떨어진 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금융산업의 개편에 선행되는 필수 조건으로서 의 자율경영을
할수없는 상황에 있어왔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특히 아직도 정부가 금융에 대한 고삐를 놓지않고 거의 뚝하는 방향으로
통제권을 행사할수 있는 상황에서는 예컨대 어느 금융기관이 합병될 것인가
또 새로 통합된 대형금융기관의 장은 누가 될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지금까지의 관례로 보면 정부손에 달릴 가능성을 배제할수도 없을것 같다.

자각적영업도 좋고 금융기관의 대형화도 좋다. 그러나 지금까지처럼
금융산업의 경영의 주체라고 할수 있는 사람을 금융기관에 자율적으로 쓸수
없고 경영의 객체인 경영수단 방법등이 정부에 의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외국금융기관과의 경쟁에 어떻게 이길수 있는 힘과 아이디어와 효율이
나오겠는가.

자율적인 금융산업여건을 조성해주어야만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일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