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동안이나 애서가들의 사랑을 받아 오던 교보문고가 휴업에 들어
갔을 때 허전한 마음을 떨쳐 버릴수 없었다. 서울도심 한복판인 광화문
네거리의 문화공간이 영영 사라져버리는 것이나 아닐까하는 기우가 도사려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시간이 나면 마음놓고 들러 신간도서들의 제목이라도 훑어
보면서 흐뭇하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던 곳이 당시 국내 최대의
서점인 교보문고였다. 도서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첩첩이 진열된 책들의
행렬 사이에 흘러 넘치는 지혜의 샘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휴장의 애석함은 애서가들에게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전체출판량의
2.72%가 그곳에서 팔려 나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출판계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던 것이다.
당시 날로 늘어나는 고객과 출판량을 충분히 수용할수 있도록 매장을
보수한후 지난해 12월 재개장하겠다던 교보문고측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실망은 더욱 컸다.
그런데 그 교보문고가 어제 세계적수준의 초대형 서점으로 다시 태어났다.
매장면적이 1년전보다 1천2백평 늘어난 2천7백평이 되었고 24.7 나 되는
서가에 약15만종의 국내외 서적을 1백50만권이나 진열하게 되었다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서와 가장 긴 48 의 서가를 보유하고있는 런던의
W&G 포일서점,매장총면적이 무려 4천3백35평이나 되는 뉴욕의
반스&노블서점등의 기록에는 못미치지만 포일의 매장면적보다는 5백여평이
더 크고 반스&노블의 20.7 인 서가보다는 4 가 더 길다.
"기네스북"에 오를 기록이라면 단일층 매장면적이 세계 최대라는 것이다.
거기에 동양최대 규모라는 것 또한 자랑할만 하다. "출판왕국"인 일본의
최대서점인 산세이도(삼성당)의 1천2백55평,야에스(팔중주)북센터의
1천평을 훨씬 앞지르게 되었다.
하루에 고객5만명이 몰려들것에 대비해 공기정화시설을 보강하고
자연색광의 간접조명을 설치하는등 실내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또 국내외
출판정보를 검색할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서비스함으로써
정보화시대의 문화공간 역할을 하게되었다.
이러한 서점규모의 세계수준화와는 달리 출판계는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출판물의 판매부진으로 군소 출판사와 서점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고
그에따라 출판물발행부수도 1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교보문고의 재출범이 출판계의 소생에 활력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