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고선명)TV 시장선점을 둘러싼 미.일.EC간의 개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HDTV는 주사선수가 기존TV의 약2배로 머리카락의 움직임까지 볼수있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데다 화면의 가로 세로비율도 영화스크린과 같은
16대9여서 "꿈의 TV"로 불리고있다. 따라서 HDTV는 차세대 전자시장의
판도를 가름하는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제품은 오는 90년대말에는 수상기시장만도 10억대에 이를뿐 아니라
HDTV관련기술은 방위산업등 주변산업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지고있다.
런던의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오는 2000년까지 HDTV장비(TV 비디오
캠코더등)가 전체 전자제품판매량의 3분의1로 약1천억달러에 이를것으로
전망한다. 이에따라 세계각국은 전자업체들의 독자적 개발외에도
국가적차원에서 HDTV의 개발및 응용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HDTV의 송신방식을 둘러싼 회원국간의 이견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EC는
지난달 27일 HDTV방송을 위해 8억5천만ECU(약8천억원)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EC집행위원회는 앞으로 5년간 방송사업자와 케이블TV업자등에
보조금을 지급,본격적으로 제품개발및 보급에 나설 방침이다.
필립포 판돌피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보조금은 올부터 96년까지
지급되며 총액의 60%는 방송사업자,15%는 케이블TV사업자,25%는
프로그램제작자에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C가 뒤늦게 대규모 지원계획에 나선것은 HDTV개발에 있어 미 일에
뒤져있기때문. EC는 지금까지 아날로그방식의 HDTV개발을 추진해왔으나
미국이 최근 아날로그방식보다 우수한 디지털방식을 개발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프랑스의 톰슨은
아날로그방식을 개발해왔으며,특히 프랑스정부는 원자력부문 국영회사인
CEA를 톰슨에 연계시켜 수십억프랑을 투자해왔다. 그러나 영국등
일부국가는 아날로그방식보다 우수한 디지털방식을 EC표준규격으로
채택할것을 요구해 갈등을 겪어왔다.
이에비해 미국은 "92스페인엑스포"에 디지털방식의 HDTV를 선보인데 이어
HDTV개발업체간의 경쟁관계를 청산,공동보조를 취해가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사 AT&T 제니스-MIT대등은 최근 디지털방식의
HDTV시험방송에 성공,일단 기술적인 면에서 앞서가고있다.
디지털방식은 현재 일본에서 시험방송되고있는 아날로그방식보다 매우
실용적이고 기능면에서도 앞선것이다.
또 디지털방식은 아날로그방식보다 훨씬 넓은 주파수대역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실용화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미업체들이 디지털신호의 압축기술을
개발해냄으로써 막대한 양의 디지털정보를 송수신할수 있게됐다.
다시말해 일반TV정보량의 수백배에 이르는 HDTV의 디지털화된
영상음향신호를 방송송출단계에서 압축한뒤 가정으로 보내면
디코더(해독기)를 통해 수신이 가능하게 된것이다.
미3사는 또 지난7일 세회사중 어느 한회사의 모델이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표준방식으로 채택되더라도 로열티수입을
공유키로 합의,협조체제를 구축했다.
3사는 이와함께 내년초 FCC의 표준방식이 채택되면 표준모델의 개선에도
공동노력키로 합의를 보았다.
미국은 신기술개발에 이어 업계간의 협력체제를 확고히함에 따라
HDTV시장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됐음은 물론이다.
일본은 89년 NHK의 시험방송을 시작으로 작년 11월부터 7개방송사가 하루
8시간씩 HDTV방송을 하고있어 실용화측면에서는 가장 앞서있다. 그러나
대당 4백만엔(약2천3백만원)정도인 수상기가격으로 인해 보급률은 당초
기대에 훨씬 미치지못하고 있다. 업계는 오는 94년까지 1백만대의
수상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지금추세로는 90년후반이 돼야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가전업체들은 이같은 고가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가격인하경쟁에 나서고 있다. 마쓰시타(송하)는 기존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싼 대당1백20만엔대의 수상기를 곧 시판키로 했으며 도시바 소니
샤프사등도 1백만엔이하의 저가품을 서둘러 개발중이다.
차세대TV인 HDTV를 둘러싼 선진국간의 개발경쟁은 갈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다. HDTV시장을 선점하는 국가가 미래의 전자산업을 주도할수
있기때문이다.
<최인한기자